▲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임옥상 화백의 작품 ‘전태일 동상’이 새 상징물로 교체될 전망이다.

16일 전태일재단에 따르면 ‘전태일동상 존치·교체 숙의위원회’는 지난 12일 재단에 “현재의 동상은 전태일 정신을 상징하는 새로운 상징물로 교체하라”는 내용의 권고문을 전달했다.

재단은 임 화백이 지난 8월 1심에서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전태일 동상 철거 여부 논의에 들어갔다. 임 화백은 2013년 8월 자신이 운영하는 미술연구소 직원인 A씨를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재단은 노동·여성 등 각계 인사가 참여하는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했다. 숙의위원회는 지난달 4일 출범해 4차례 회의 뒤 이번 권고를 결정했다.

숙의위원회는 임 화백의 혐의가 “전태일 열사 정신에 반하는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분명히 밝혔다. 숙의위원회는 권고문에서 “임 화백의 성추행은 약자에 대한, 자신보다 낮은 지위에 위치한 창작노동자에 대한 폭력이자 착취”라며 “전태일 열사는 ‘시다’로 불리던 어린 여성노동자의 인격과 정당한 노동권을 보호하기 위해 삶을 바쳤다. 가난하고 힘없는 약자를 위해 목숨마저 내려놨다”고 지적했다.

숙의위원회는 또 “불평등한 고용관계, 플랫폼노동의 일상화, 성별·나이·국적 등으로 인한 차별에 맞서 연대를 다짐하기에는 (임 화백의 전태일 동상이)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게 됐다”고 했다.

새 상징물 건립과 관련해 숙의위원회는 노동시민사회가 폭넓게 의견을 모아서 추진하길 권고했다. 재단은 조만간 이사회를 개최해 후속조치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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