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섭 샤니 대표이사가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위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12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는 중대재해 다발 사업장인 DL이앤씨가 집중 도마에 올랐다.

마창민 대표 “유족에 공개사과할 것”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와 차승열 KCC ESH(환경안전보건) 위원장을 증인으로 불러 “지난 8월11일 연제구 추락사와 관련해 창호교체 지시작업을 DL이앤씨가 했느냐, (하청업체인) KCC가 했느냐”고 물었다. 마 대표는 “창호교체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고, 차승열 위원장은 “조사 중 사안이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마 대표의 발언은 이수진 민주당 의원이 본지 보도를 인용해 질의한 뒤 달라졌다. 이 의원은 “매일노동뉴스 10월11일자 기사를 보면 대림(DL이앤씨)쪽에서 창호교체 내지 청소를 요청했다고 하는데 확인을 했냐”고 묻자 “조사 중인 사안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언론이 잘못 보도한 것이냐”고 재차 질의했지만 마 대표는 “조사 중인 사안을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재차 답했다. <본지 2023년 10월11일 “‘창호 교체’ 하청에 지시해 놓고 ‘책임’ 떠넘기나” 기사 참조>

8월11일 사고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DL이앤씨에서 7번째로 발생한 중대재해다. 고 강보경(29)씨는 그날 오전 10시10분께 부산 연제구 소재 레이카운티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 107동 603호에서 파손된 거실 유리창을 교체하던 중 떨어지는 창틀을 잡고 있다가 20미터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DL이앤씨 건축기사는 사고 전날 KCC소장에게 최대한 빠르게 창호 교체를 할 것을 지시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마창민 대표로부터 유족에 대한 사과 약속을 받아냈다. 이 의원은 마 대표에 “책임을 통감한다고 하셨다. 유족이 본사 앞에서 10월4일부터 피켓팅을 하고 있는데 찾아가서 공개적으로 사과하시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다. 마 대표는 “알겠다”고 답했다.

DL이앤씨에서 근로감독 중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노동부를 질타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수진 의원은 “8월11일 사망사고는 노동부 일제감독 직후 발생했다. 어떻게 감독을 하면 이런 상황이 발생하느냐, 노동부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며 “감독 주에는 기업이 조심할 거라는 기대가 있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샤니 대표 “SPC 대표해 나왔다”
민주당 “권한 없어, 종합감사 때 회장 불러야”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도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있는 SPC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SPC를 대표해 나왔다”는 이강섭 샤니 대표에게 “SPC에서 샤니 매출은 전체의 5%인데 SPC를 대표해서 나올 수는 없고, 전체 SPC그룹의 안전보호대책을 강구할 권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당 전용기 의원은 “아무런 위임도 받지 못했는데 SPC대표라고 하는 것은 아무 자회사 대표나 나와서 본인이 대표라고 우겨도 된다는 것”이라며 “이분은 SPC를 대표해서 말씀하실 수가 없다. 허영인 SPC 회장을 종합감사 때라도 불러서 책임론을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했다.

‘폭염 노동 사망’ 코스트코 조민수 대표
“유족에 고인 생전 지병 물은 적 없어”

지난 6월 코스트코 하남점 주차자에서 카트 정리업무를 하던 고 김동호씨(31) 사망도 다뤄졌다. 코스트코코리아가 유족에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고, 노조를 대화 상대로 여기지 않는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고인의 형 김동준씨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 사업주를 철저히 조사해 엄벌에 처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정민정 마트산업노조 위원장은 “노조는 문제 해결을 위해 25차례 교섭했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단협은 3년째 마련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민수 코스트코코리아 대표는 “유족들께 송구하다. 성실교섭을 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조 대표는 “장례식장에서 고인이 평소 지병이 있었냐고 물었다”는 유족 주장에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정했다.

이학영 민주당 의원은 “코스트코 노사관계가 복원되고 있지 않다”며 “노동부에서 지속적으로 근로감독 등을 지원해 주시기 바란다”고 부탁했다. 이정식 장관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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