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와 녹색병원은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 직무 관련 마음(정신) 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교조>

교사 10명 중 6명은 학부모와 학생으로부터 폭력을 경험했고, 10명 중 4명은 심한 우울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고, 실제 계획을 세운 적이 있는 비율은 일반인의 두 배를 웃돌았다.

전교조(위원장 전희영)와 녹색병원은 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전교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사 직무 관련 마음(정신) 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 서이초 교사의 죽음 이후 교사 근무 환경과 정신건강을 살펴보기 위해 심층조사를 진행했다. 지난달 16일부터 같은달 23일까지 조사에 응한 초등·중등교사 3천505명 답변을 분석했다.

학교 내 폭력을 경험했다는 답변 비율은 66.3%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신체 위협 및 폭력 경험 18.8%, 성희롱 및 폭력 경험 18.7%, 원치 않는 성적 관심도는 12.9%로 나타났다. 언어적 폭력 가해자가 누구인지 물었더니(중복응답) 학부모가 63.1%, 학생은 54.9%로 조사됐다. 신체 폭력 가해자의 96.5%는 학생, 21.7%는 학부모였다.

우울 증상을 파악했더니 응답자 38.3%가 심한 우울 증상을 보이고 있었다. 응답자 16%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응답자 4.5%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고 밝혔다.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한 윤간우 녹색병원 과장은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심한 우울 증상 유병률은 8~10%로 나타났다”며 “일반인의 극단적 선택 생각은 3~7%이며, 극단적 선택을 실제 계획한 비율은 0.5~2% 수준이라는 점에서 교사들의 극단적 선택 의도가 일반인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일반인과 비교해 교사의 우울 증상은 4배가량 심각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는 생각하거나 실제 계획을 세운 비율도 2배를 훨씬 넘기고 있다는 얘기다.

전교조는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사가 이미 소진(번아웃) 상태에서 허덕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전희영 위원장은 “교사 번아웃은 개인적 자질이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회구조적 위협요인이기에 사회·국가적 지원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정부와 교육부가 공교육 정상화를 진심으로 원한다면 현장 교사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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