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 11명이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샤니 제빵공장을 찾아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 현장시찰 전 사측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 11명이 16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샤니 제빵공장을 찾아 노동자 사망사고와 관련 현장시찰 전 사측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SPC그룹 계열사 샤니 성남 제빵공장에서 일어난 50대 노동자 끼임 사망사고는 반죽 기계 리프트에 달린 배합볼(반죽볼)이 내려올 때 반죽 기계의 ‘경보음’이 울리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구조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그룹이 공개한 ‘안전작업표준서’상 작업안전수칙에는 품목별 노즐을 세팅할 때 작업자의 행동요령을 명시하지 않았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16일 오전 10시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샤니 공장을 현장 시찰한 결과를 이날 취재진에게 일부 공개했다. 이날 현장시찰에는 환노위 의원 11명이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박정 위원장을 비롯해 이수진·김영진·윤건영·이학영·전용기·진성준 의원이, 국민의힘에서는 임이자·김형동·지성호 의원이, 정의당은 이은주 의원이 참석했다.

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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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니에서는 이강섭 대표이사·공장장·관리팀·안전보건사무국장 등 4명과 박인수 식품산업노련 샤니노조 위원장과 이승열 부위원장이 동석했다. 이성희 고용노동부 차관과 민길수 중부고용노동지청장, 양승철 성남지청장 등 노동부 관계자들도 현장을 방문했다. 현장시찰은 환노위 의원들과 샤니 대표의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약 40분간 진행됐다.

사고 경위는 현장시찰 이후 일정 부분 드러났다. 박정 환노위원장은 “리프트 기계가 상승·하강하는 과정에서 경보음이 울리도록 돼 있는데 사고 직후 확인해 보니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다고 한다”며 “다른 유사한 기계와 비교해 봤을 때 경보 장치가 고장난 상태가 아니었나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1천억원 중 샤니 공장에 투입된 안전 관련 예산 180억원이 제대로 투자되지 않은 것 같다”며 수사당국에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정기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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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들 설명을 요약하면 2인1조 작업 중 재해자인 고아무개(55)씨가 품목 변경시 노즐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반죽볼이 빠진 상태에서 (볼트 조절) 작업을 해야 했는데, 동료와 동시에 작업하다가 동료가 버튼을 잘못 눌러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수진 의원은 “(리프트에) 안전센서가 부착돼 있지 않아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시연한 다른 기계에는 경광등과 경보장치가 작동했다. 기계 결함 여부도 조사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은 샤니 공장 앞에서 사고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사고 경위가 무엇인지, 사고 당시 고인이 어디서 어떤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인지, 끼임 장소가 정확히 어디인지 의문이 풀리지 않고 있다”며 “SPC그룹과 허영인 회장은 사망사고 현장과 관련 자료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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