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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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폐암으로 사망한 포스코 협력사 노동자가 25일 산재 승인 통보를 받았다. 산재를 신청한 지 2년8개월 만이다. 노동자들의 숱한 직업성 암 사망에도 포스코가 노동환경을 개선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금속노조 포항지부·광주전남지부·포스코사내하청지회는 27일 오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노동부에 “포스코가 안전보건 확보의무를 다하고 있는지 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1979년 포스코에 정규직으로 입사해 일하다 2006년 포스코에서 분사한 ㈜롤앤롤로 소속을 옮긴 정아무개씨는 2017년 9월28일 폐암 진단을 받고 2020년 11월3일 사망했다. 그해 11월25일 산재를 신청했지만 지난 25일에야 산재 승인 통보를 받았다. 2년8개월 만이다. 산재신청 635일 만인 이달 5일 승인 통보를 받고 보름 뒤인 20일 사망한 김태학씨와 유사한 사례다. 두 노동자는 똑같은 롤 정비 업무를 했다.<본지 2023년 7월25일자 2면 “포스코 폐암 노동자 산재 인정 보름 만에 숨져 ‘역학조사’만 504일” 참조>

포스코에서 일하다 직업성 질병에 걸려 사망 또는 투병 중임에도 승인이 지연된 사례는 많다. 당장 정씨가 산재승인 신청을 한 2020년에도 정씨 외 7명이 폐암·루게릭병·세포림프종 등으로 마찬가지로 산재보상을 신청했다. 김씨가 산재신청을 한 2021년 10월에도 2명의 노동자가 함께 산재를 신청했다. 이 가운데 1명은 지난달 숨졌다.

노조는 “발암물질과 함께 32년을 일한 김씨와 38년을 일한 정씨가 산재를 승인받기까지 각각 1년9개월·2년8개월이 걸렸다”며 “산재처리 지연으로 김씨는 치료와 생계를 위해 1년 더 일터를 향했고 이 기간이 생명을 더욱 단축했다”고 비판했다.

포스코의 직업성 질병이 끊이지 않자 안전보건공단은 2021년 4월부터 올해 연말까지 역학조사를 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당초 계획보다 적은 인원이 역학조사에 투입됐고 노조의 참여를 배제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치료받을 권리보장을 위해 산재처리 기간을 단축하고 진행 중인 역학조사도 공개해 부실 조사가 확인되면 노동자가 참여한 역학조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는 “사업 초기 노동자 면담을 했고, 현재 연말 조사 종료를 앞두고 통계분석 중이라 참여 요청을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현직 포스코 노동자의 산재처리에 적극적으로 응하고 있고 앞으로도 직업환경 개선에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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