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비정규직노조

방학 때 유치원을 홀로 지키게 될 유치원 방과후전담사들이 방학 중 독박보육 대책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교비정규직노조(위원장 박미향)는 20일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치원 방과후전담사 노동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병설·단설유치원 방과후전담사 767명을 대상으로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유치원 방과후전담사는 3~5세 유아를 위한 국가 수준의 공통 교육과정인 유치원 누리과정 중 방과후과정을 담당한다. 유아교육법에 따른 정규 교육과정이다. 2022년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전체 유치원의 99.8%에서 방과후과정이 운영되고, 전체 유아의 89.1%가 참여하고 있다. 유치원 방과후전담사 약 90%는 유치원정교사, 보육교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같은 일을 하면서도 지역마다 명칭과 처우가 다르다. 근무형태도 방학중비근무자, 상시근무자로 나뉜다. 상시근무자가 약 90%로 다수를 차지하지만, 이들 중 약 31%는 하루 4~6시간 일하는 시간제다. 4시간이 20.2%로 가장 많고, 6시간이 8.8%로 그 뒤를 잇는다.

방학 두려운 유치원 방과후전담사
독박돌봄에 과한 행정업무까지

노조는 “방학 중 독박보육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방학때 교사는 없기 때문에 모든 아이들을 홀로 전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기 중과 방학 중에 (아동) 인원이 같다’고 밝힌 응답자는 68.2%였다. 약 6%는 ‘더 많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지원인력은 부족하다. 방학 중 지원인력이 없거나 3시간 이하의 지원인력만 지원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51.8%였다. 지원인력이 있을 경우 이들 관리는 전담사들의 몫이다. 이른바 ‘독박돌봄’을 하면서도 행정업무는 해야 한다. 행정업무의 적정성을 묻자 과하다는 응답이 59.3%에 달했다. 학기 중에는 37.3%가 행정업무나 준비 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데, 방학 중에는 41.3%로 약 4%포인트 더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상혜 인천 동암초 병설유치원 유치원 방과후전담사는 “방학 때는 유아들과 8시간 내내 함께 있기 때문에 행정업무뿐 아니라 수업을 위한 준비시간 확보가 어렵다”며 “준비 시간이 부족한 경우 아이들에게 제공해야 할 다양한 활동을 간소화해 제공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시간제는 압축노동, 전일제는 독박돌봄, 방학중비근무자는 무급휴직을 강요당한다”고 비판했다.

방학이면 낯선 선생님 마주하는 아이들

노조는 “학기 중에 단시간 일자리로 운영되다 보니 방학기간에는 선생님이 부족해 다시 시간제로 채워 넣으면서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교육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방학중비근무자가 있는 유치원의 경우, 방학이 되면 아이들이 상시근무 전담사가 있는 다른 유치원으로 이동하는 경우도 있다.

하경희 경기 솔안초 병설유치원 방과후전담사는 “방학 중에는 새로운 선생님을 채용하고 처음 보는 선생님과 방학을 보내야 하는데 이것은 아이들에게 피해”라며 “상시전일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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