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기훈 기자
▲ 정기훈 기자

고대의료원 노동자 1천여명이 파업대회를 열고 사용자쪽에 적정인력 충원과 비정규직 해소를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위원장 나순자) 고대의료원지부는 19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대 안암병원에서 파업 7일 차 총파업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정규직화 △부서 인력기준 마련 및 적정인력 배치 △코로나19 일선 노동자 적정소득분배를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에 촉구했다. 이날 대회에는 안암병원을 비롯해 구로와 안산병원 조합원 1천명이 참여했다.

비정규직 비율 22%, 최근 들어 급증

지부는 지난 13일 노조 산별총파업에 맞춰 파업에 돌입했다. 주말파업을 포함해 이날까지 7일차 파업을 이어 가고 있다. 산별총파업에 앞서 교섭을 진행했지만 성과가 없었고, 중앙노동위원회 조정도 12일 결렬해 쟁의권을 획득했다. 지부 관계자는 “파업 중에도 물밑교섭이 있었지만 진전된 사용자안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노조가 14일 산별총파업을 종료하고 현장교섭으로 전환하기로 한 뒤 31개 사업장이 교섭을 타결했지만 고대의료원은 서울시내에서는 유일하게 타결에 이르지 못한 상태다. 당초 파업을 지속했던 성가롤로병원지부와 국립교통재활병원지부도 18일 교섭을 타결하면서 파업을 종료했다.

노동자들은 과도한 업무강도를 호소하고 있다. 노조가 진행한 2023 보건의료 노동자 정기실태조사 결과 업무량과 노동강도에 대한 직장만족도를 살펴보면 고대의료원지부 불만족 비율은 2021년 75.5%, 2022년 82.5%, 2023년 75,6%로 높다. 실태조사 평균과 비교해도 각각 14.2%포인트·20.3%포인트·15.8%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사용자쪽은 비정규직을 가파르게 늘리고 있다. 지부에 따르면 2011년 직접고용한 비정규직 비율은 16.25%였지만 지난해 12월 기준 22.46%로 증가했다. 1천700명에 달한다. 지부는 “비용절감을 이유로 정규직 채용을 하지 않고 계약직으로 채용해 돌려막기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의 임금은 정규직 대비 86.2% 수준으로 처우도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나순자 위원장 “수익 높은 고대, 노동자 목소리 들어야”

지부는 산별중앙교섭 요구안과 마찬가지로 임금인상(총액) 10.7%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쪽은 산별총파업 직전 제시한 2.5%를 고수하고 있다. 지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고대의료원 임금인상률은 평균 2.72%다. 고대의료원은 지난해 경상이익 1천590억원을 기록했다.

나순자 위원장은 “폭우 속에도 흐트러짐 없었던 노조파업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병동 확대와 직종별 인력기준 마련, 근무조별 간호사 대 환자수 1대 5명, 불법의료 근절을 위한 의사인력 확충은 우리만의 요구가 아니라 전 국민적 요구가 됐다”며 “고대의료원이 사회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런 요구에 귀를 기울이고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대의료원 사용자가 응답해야 한다”며 “국내 사립대병원 중 가장 공격적으로 병원을 확대하고 수익을 벌어들인 고대의료원은 코로나19 극복에 헌신한 노동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하고 부족한 인력을 충분히 충원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노동자들은 파업대회 뒤 고려중앙학원본부까지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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