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경복궁역 앞에서 열린 못살겠다! 갈아엎자! 윤석열정권 퇴진하라! 7.15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 서울 경복궁역 앞에서 열린 못살겠다! 갈아엎자! 윤석열정권 퇴진하라! 7.15범국민대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민주노총 총파업 마지막 날을 맞아 공공·서비스부문 노동자들이 ‘공공성 강화’와 ‘비정규직 철폐’를 내걸고 각각 결의대회를 열었다.

학교비정규직노조 1만명 결집
“매년 고용계약 갱신하는 영어·스포츠 강사 처우개선 절실”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강사 직군 결의대회를 열었다. 주최측 추산 500명이 참석했다. 학교비정규직노조는 이날 오후 1만여명이 모여 윤석열 정권 퇴진 총궐기대회를 열었다.

강사 직군 결의대회에서는 학교 강사들의 고용불안 문제가 제기됐다. 영어회화전문강사와 스포츠강사는 매년 고용계약을 갱신한다. 무기계약직, 교육공무직으로 전환되지 못한 이들에게 매년 고용불안 문제가 불거지는 셈이다. 전남교육청은 지난해 스포츠강사를 스포츠지도사로 변경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지만 이같은 논의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는 못한 상태다.

박창수 교육공무직본부 영어회화전문강사 전국분과장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14년을 일해 왔는데도 아직 고용안정이 안 돼 고용불안 문제로 고통받고 있다”며 “영어회화전문강사 고용기간을 1년으로 정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서둘러 개정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미경 교육공무직본부 수석부본부장은 “2008년 MB정부 당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영어회화전문강사 제도를 도입하며 영어교육을 국가 프로젝트로 만들었다고 자랑하더니 고용안정은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이주호 장관이 강사 처우개선을 책임지지 않으면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퇴진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민영화-직무성과급제 저지! 국민연금-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사회공공성-노동기본권 확대!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 7.15. 민주노총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공공성 강화 구호를 외치고 있다.
15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민영화-직무성과급제 저지! 국민연금-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사회공공성-노동기본권 확대! 노동-민생-민주-평화 파괴 윤석열 정권 퇴진! 7.15. 민주노총 결의대회 참가자들이 공공성 강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1만2천명 운집 공공운수노조 결의대회
9·10월 공공성 강화 공동파업 예고

공공운수노조(위원장 현정희)도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이화사거리 인근 대학로에서 1만2천여명이 운집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 국민연금지부에서 3천명, 국민건강보험노조 조합원이 4천여명 참여했다. 노조 화물연대본부·민주우체국본부·의료연대본부·철도노조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도 함께했다. 이번 결의대회에 참가한 노조들은 9·10월 파업이 점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결의대회에 앞서 연대발언이 이어졌다. 장애인 교통권 보장을 촉구하며 연일 기습시위를 이어가는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대표와 사토 히데키 동일본여객철도노조 위원장이 발언했다.

사토 히데키 위원장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자본에 의한 정치적 공격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며 “화물연대와 건설노조에 대한 탄압, 철도·의료 민영화, 연금 개악 문제는 공공부문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공공성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정희 위원장은 “공공운수노조는 9월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공동파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공공성 파괴와 노동권 후퇴를 막고 모두의 삶을 지키는, 국민을 살리는 파업”이라고 강조했다.

하반기 파업 예고도 이어졌다. 최상덕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장은 “지부에 속한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지난해 파업을 했지만 서울대병원이 위탁운영하는 보라매병원은 인력이 부족해 간호사 사직이 줄을 잇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 퇴진과 의료공공성 쟁취를 위해 9·10월 공동파업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서비스연맹도 이날 오후 ‘비정규직 철폐’를 내건 결의대회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었고, 금속노조는 확대간부 결의대회를 같은 시각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개최했다.

민주노총 총파업 마무리는 “윤석열 퇴진” 범국민대회
8·9월 2·3차 집회 예고

결의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인근에서 예고된 7.15 범국민대회로 합류했다. 이날 대회는 민주노총·금속노련 등이 43개 단체와 함께 발족한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가 주최했다. 주최측 추산 2만여명이 빗속 집회를 이어갔다.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40만명이 참가한 2주간의 민주노총 총파업은 범국민대회로 마무리됐다.

이날 범국민대회에 참여한 농민·빈민·노동자·여성·자영업자는 “못살겠다! 갈아엎자! 윤석열 정권 퇴진하라!”를 구호로 외쳤다. 특히 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한 원성도 터져 나왔다. 지난 5월1일 노동절 아침 분신해 산화한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의 유가족은 양 지대장의 ‘열사정신’을 계승해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고인의 형인 회선씨는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꼭 만들어 달라는 외침과 세상을 바꿔보려는 동생의 큰 뜻을 기억해 달라”며 “동생의 명예회복과 노동자의 권리가 실현되는 그날까지 유가족이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일본이 내다버리겠다는 핵오염수를 퍼먹겠다는 윤석열 정권 꼴이 기가막힌다”며 “윤석열 정권은 최저임금을 후려치는 마이너스 정권이며 노조를 파괴하는 폭력정권이고 킬러정권”이라고 비판했다.

함세웅 전국비상시국회의 추진위 상임고문은 “종교인으로서 오래 산 한 사람으로서 노동자·농민·빈민·시민·청년·학생에게 속죄하는 마음으로 기도한다”며 무릎을 꿇고 발언을 이어갔다. 함 고문은 “현 정부의 반역사적, 반민주적 친일 매국 행업을 보며 마음이 아프고 부끄럽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역사의 평가를 두려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운동본부에 함께하는 금속노련의 김만재 위원장도 결의문을 낭독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은 ‘이렇게 살 수 없다’고 호소하는 노동자를 폭력진압으로 응대한다”며 “금속노련 사무처장을 폭력 연행 구속한 것이고 건폭몰이로 양회동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퇴진본부는 다음달 수만명이 참가하는 2차 대회를 예고했다. 민주노총 총파업을 마무리한 이번 첫 대회 뒤로 8·9월 2·3차 범국민대회를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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