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공항 램프 노동자들을 위해 설치된 옥외 휴게실.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휴게실에는 의자만 덩그러니 놓여 있을 뿐 물을 마실 정수기조차 없다. <공공운수노조>

지난달 들어 인천국제공항 하루평균 여객수가 15만명을 돌파하면서 본격적인 성수기에 돌입했다. 공항 노동자들은 인력부족과 함께 제대로 된 휴게시설이 필요하다며 폭우·폭염 대비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공공운수노조는 12일 오전 인천공항 1여객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공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 209명 중 지상조업·기내청소 등 항공분야 노동자는 97명, 공항 자회사나 하청사 소속 등 공항분야 노동자는 97명, 기타 면세점이나 상업시설 노동자가 15명이었다. 설문조사는 지난달 21일부터 30일까지 온라인으로 시행됐다.

노조가 지난해부터 제기해 온 인력부족 문제는 여전히 심각했다. 응답자의 47.8%는 “연장·야간·휴일 근무가 계속되고 있다”고 답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3개 자회사 노동자들은 정원 대비 11%가 부족한 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지난해 11월 파업 직전까지 갔다. 올해 5월에도 자회사 노동자들은 인력부족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인력부족 문제는 신규 입사자·재직자의 높은 노동강도 문제로 연결되고, 퇴사로 이어져 노동조건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응답자들은 휴게공간 문제도 지적했다. 폭염·장마기와 겹치는 성수기에 가장 우려되는 것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 31.6%의 응답자가 부족한 휴게공간을 꼽았다. 29.2%의 응답자는 “폭염과 장마에 대비한 작업수칙, 작업환경이 없다”는 답을 고르기도 했다. 노조가 이날 공개한 공항 옥외 휴게실 사진은 컨테이너로 만들어진 휴게실 안에는 의자만 놓여있고 물을 마실 정수기조차 구비돼 있지 않았다.

노조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폭염·과로방지 대책기구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노조는 “폭염 집중 시간대 조업을 단축할 방안과 휴게시간 부여 매뉴얼이 필요하다”며 “주요 거점마다 수분 섭취가 가능한 휴게시설 정비에 노조와 함께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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