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앞장서 목소리를 듣겠다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심각한 직장내 괴롭힘을 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참다못한 이들이 노조를 만들자 이번엔 관리자들이 복수노조를 설립해 교섭권을 장악했다. 충북 오창의 반도체 전기검사 업체 ㈜테스트테크 이야기다.

15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이곳 노동자들은 상시적인 괴롭힘과 성희롱에 시달렸다. 노조 테스트테크지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관리자 황아무개 과장은 공정 중 불량이 발생했을 때 “욕 처먹고 싶으면 저한테 오세요, 얼마든지 욕 처 해줄테니”라며 “다 큰 성인이 도대체 생각들이 없는지”라고 비하했다. 또 “아 X발 X나 짜증나게 하지마, 자주검사 누락 이건 뭐니, X발 것” 등 욕설을 일상적으로 했다. 또 다른 관리자는 여성의 신체를 꼬집고 신체를 비하하기도 했다.

위법적인 노사협의회 운영 의혹도 있다. 지회에 따르면 노사협의회 근로자대표 투표 공지나 절차가 없었음에도 2022년 한 부장이 노동자대표로 노사합의서를 작성했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시정명령을 사용자쪽에 했다고 지회에 밝혔지만 이후 노사협의회 구성 관련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지회는 “테스트테크의 위법적이고 폭력적인 노동환경은 일시적이거나 일부 관리자의 예외적 사건이 아니다”며 “폭언·성차별·폭력적 환경은 다수 노동자가 경험하고 증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곳 노동자는 평균 연령이 26.3세로, 전형적인 MZ세대다. 그러나 이들은 기울어진 노사 관계 속에 제대로 된 문제제기는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지회는 “폭언과 성희롱을 일상적으로 겪었고 너무 자주 벌어져 순응하며 살았다”며 “언론에서 MZ세대 얘기를 많이 하는데 우리가 겪는 일이 MZ세대 (노동의) 민낯”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노동부 책임을 강조했다. 지회는 “노조를 통해 개선하고자 했으나 갑질하던 관리자들이 복수노조를 만들고 다수노조가 돼 단체교섭권을 가져갔다”며 “노동부는 청년을 이야기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말하는데 염치가 있다면 즉시 특별근로감독을 하라”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