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미화 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을 예방하는 데 안전장비가 실효성이 있는지를 살피는 시범사업과 실태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허리통증 완화 등 업무강도 완화에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동북권 서울시 노동자종합지원센터는 2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센터 회의실에서 환경미화 산재예방 시범사업 중간발표회를 열었다. 시범사업은 서울 성북구에서 폐기물 수집·운반업을 하는 철한정화기업이 노동자 뇌심혈관계질환과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해 필요한 대책을 찾기 시작한 것이 발단이 됐다. 사업주가 산재예방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센터가 매개해 서울의료원·근로자건강센터 성동분소·일환경건강센터가 결합했다.

이들은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해 허리에 착용하는 소프트웨어러블 안전장구를 노동자에게 지급하고 그 결과를 살펴보기로 했다. 센터가 12개, 일환경건강센터가 5개, 철한정화기업이 8개를 각각 구입해 노동자 25명에게 지원했다. 김규상 서울의료원 직업환경의학과장은 안전장구 착용 후에 한 달 동안의 효과를 분석해 발표했다.

노동자 25명 중 허리통증이 있는 이는 17명(68%)이다. 폐기물을 수집·운반하며 허리를 굽혔다 폈다는 반복하면서 발생한 질병이다. 장비 착용 후 효과를 살펴봤더니 착용감·무게·착용 용이성 등에서 불편을 호소하는 비율은 대체로 낮았다. 그런데 음식물 소화 지장을 호소하는 노동자가 6명(24%) 있었다. 작업속도가 수월해졌다(96%)거나 중량물 취급에 도움이 된다(96%), 허리 통증이 이전보다 줄었다(92%) 등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규상 과장은 “착용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착용감·무게의 불편함을 느끼는 정도는 줄었지만 음식물 소화 지장은 높아지는 유의미한 변화가 보였다”며 “40만원가량의 안전장구를 직접 구매한다고 가정했을 때는 대부분 비용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야간에 집중적인 노동을 하는 환경미화 노동자들이 뇌심혈관계질환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근로자건강센터 이동상담 기초검사 결과로 드러났다. 김예인 근로자건강센터 성동분소 팀장은 “지난해 해당기업 노동자 43명을 대상으로 뇌심혈관질환 기초검사와 건강상담을 했더니 41명에서 대사질환 등 한 가지 이상의 건강위험을 발견했다”며 “저녁 6시부터 새벽 3시까지 이뤄지는 야간작업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안전장구 착용 3개월 후 요통 완화 추이 등 효과를 추적 검사한다. 자료를 바탕으로 환경미화 분야 산재예방 정책 제안을 준비한다. 시범사업 확대를 한국노총과 협력해 추진한다. 류현철 일환경건강센터장은 “공공이나 국가사업이 아니라 개별 소규모 사업장과 중간 지원조직에서 산재예방을 목적으로 시범사업을 시도하는 것은 대단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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