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 기자

양대 노총 공공노동자가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구조조정 강행을 규탄하며 2차 공동투쟁을 예고했다. 이들은 우선 정부세종청사에서 릴레이 집회를 하고, 다음달 중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양대 노총 공공부문노조 공동대책위원회는 16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공대위에는 한국노총 소속 공공노련·공공연맹·금융노조, 민주노총 소속 공공운수노조·보건의료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14조5천억원 자산 매각 “임대료 내다 나앉을 것”

이들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14조5천억원 규모의 공공기관 자산매각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해철 공공노련 위원장은 “공공기관운영위원회 민간위원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공공기관 자산 매각을 정부가 졸속적으로 강행했다”며 “가진 건물을 투기자본에 팔고 다시 임대해 임대료를 꼬박꼬박 지불하다 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하는 게 누구를 위한 효율화냐”고 비판했다. 실제 한국석유공사는 본사 건물을 전직 기획재정부 관료가 가담한 민간투자기관에 팔고 재임대해 막대한 임대료를 냈다.

인력 구조조정 문제도 지적했다. 강철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본부장은 “공공기관이 제출한 구조조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공공부문 감축인원은 6천700명인데 기재부는 다시 공공기관에 인력을 더 줄이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9월 신당역부터 최근 의왕시 오봉역까지 사망사고가 이어졌는데 안전인력을 채용해 달라는 요구는 수용하지 않고 감축하겠다고만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노동자들은 정부의 일방적인 공공기관 자산 매각은 배임이라고 지적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주주가 투자한 회사에 경영권을 위임받은 경영진이 주주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게 배임”이라며 “국민의 재산인 공공기관 자산을 국민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팔아치우는 정부의 행태는 사실상 배임”이라고 설명했다.

잇단 구조조정 시도로 공공보건의료체계가 위협받아 결과적으로 국민 건강권이 훼손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장원석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코로나19 영웅이라던 보건의료인력을 토사구팽한다”며 “노정교섭을 통해 공공보건의료 인력과 예산 강화를 약속해 놓고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의료민영화와 민간위탁 같은 공공보건의료 훼손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공운수노조 세종 집회 이어 릴레이 투쟁

공공노동자들은 공공기관 경영평가 거부를 포함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류기섭 공공연맹 위원장은 “정부는 효율화라는 미명 아래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결과마저 용역이나 외부위탁으로 돌리려 시도한다”며 “공공노동자를 경영평가를 통해 옥죈다면 경영평가를 거부하고 노동조건을 압박하면 파업 투쟁으로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정부세종청사 기재부 앞에서는 공공운수노조가 주도한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를 시작으로 양대 노총 공대위는 21일 보건의료노조, 28일 공공노련, 다음달 5일 공공연맹, 다음달 19일 금융노조 순으로 릴레이 집회를 한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운영위 개최 일자에 맞춰 긴급 대응투쟁도 한다. 지난달 29일 집회처럼 다음달에는 양대 노총 공대위 차원의 대규모 집회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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