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오전 경기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52주기 전태일 열사 추도식에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전태일 흉상에 노조법 2·3조 개정을 촉구하는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박소리>
▲ 13일 오전 경기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서 열린 52주기 전태일 열사 추도식에서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전태일 흉상에 노조법 2·3조 개정을 촉구하는 머리띠를 두르고 있다. <박소리>

“전태일의 외침은 52년이 지난 지금도 쟁쟁합니다. 아직도 우리 귀를 울리고 등짝을 후려칩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5천달러가 됐고, 박정희부터 윤석열 대통령까지 10명의 대통령을 겪었지만 우리 살림살이는 나아졌습니까, 행복해졌습니까. 모든 노동자, 사람들이 더불어 잘 사는 세상, 전태일의 꿈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13일 오전 전태일 열사 52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전태일 열사 묘역 앞. 이덕우 전태일재단 이사장의 인사말에 참석자들이 머리를 숙였다. 유가족과 청계피복노조 조합원 모임인 청우회, 전태일재단과 양대 노총 임원, 정의당 의원단과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 등 170여명이 추도식에 함께했다.

김동명·양경수 위원장
“노조법 개정” 한목소리 다짐

양대 노총 위원장들은 추도사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2·3조 개정을 통해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는 노조법 2·3조 개정을 목표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막아 낼 수 있는 힘은 우리의 단결에 있다. 그것이 열사의 삶이고 지향했던 가치다”고 말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도 “5명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과 노조법 2·3조 개정을 통한 노동기본권 쟁취, 모든 일하는 사람을 위한 기본법 제정을 당면한 핵심 과제로 두고 추진해 나가겠다”며 “한국노총은 노동자의 자존심을 끝까지 지키고 공공·제조·시민사회세력과의 연대로 강화해 나갈 것을 열사 앞에서 다짐한다”고 밝혔다.

연이은 추도사에서도 노조법 2·3조 개정이 필요하다는 발언이 이어졌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을 이끌었던 김형수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은 “핵심 목표는 노조법 2·3조 개정”이라며 “전태일 열사가 50년 넘도록 우리 마음속에 자리잡듯, 노조법 2·3조 개정 필요성 역시 (마음속에서) 이어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추도식을 마친 김 지회장은 조합원들과 함께 전태일 흉상에 노조법 2·3조 개정을 촉구하는 머리띠를 둘렀다. 그동안 다른 참석자들은 사회자인 최현미 전 청계피복노조 대의원의 주문에 따라 “노동자의 권리 행사 가로막는 낡은 노동법, 이제는 바꾸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국회에는 노조법 2조를 개정해 사용자와 노동자의 범위를 넓혀 원청과 하청노동자 간 교섭을 가능하게 하고, 노조법 3조를 개정해 노동자에게 무분별하게 청구되는 사용자의 손해배상 소송을 막는 내용의 법안이 9개 발의돼 있다.

외롭게 싸우는 노동자에 손 뻗은 파리바게뜨 공동행동

추도식에 이어 30회 전태일노동자상 시상식이 열렸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조나 개인이 아닌 연대운동단위가 전태일노동자상을 받는 건 최초다. 공로상으로는 부성현 <매일노동뉴스> 대표가 선정됐다.

나지현 우분투재단 사무처장은 “공동행동은 임종린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장에게 혼자가 아니라며, 살아서 함께 싸우자고 호소했고 전국적인 파리바게트 투쟁을 만들어 냈다”며 “결국 노조법상 교섭권이 없는 소수 노조가 5년 넘도록 사회적 합의 이행을 거부하던 회사와 노사합의를 맺었다”고 공동행동을 선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부성현 대표 선정 이유로는 “세계 유일 일간 노동신문이 매일 노동현장을 지키고 바꿔 온 임직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공로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권영국 공동행동 공동대표는 “버스비를 털어 풀빵을 사고, 대학생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는 그 심정은 고립돼 투쟁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손을 뻗어 주길 바라는 심정이었을 것”이라며 “그런 마음을 우리가 조금이라도 되살릴 수 있었다면 감사하다”고 말했다. 부 대표는 “매일노동뉴스라는 매체가 지금껏 버틴 것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고마움과 기특함의 표시라고 생각해 감사히 받겠다”며 “한국의 노동운동에 매일노동뉴스가 굳건히 자리해 100년 가는 언론사가 되도록 분발하겠다”고 다짐했다.

1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부성현 매일노동뉴스 대표가 전태일노동자상을 받았다. 임세웅 기자
▲ 13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부성현 매일노동뉴스 대표가 전태일노동자상 공로상을 받았다. <임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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