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당 전국동시당직선거에 나온 당대표 후보자들이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수도권 합동유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미·김윤기·조성주·이동영·정호진 후보 <정의당>

내년 재창당을 앞둔 정의당 차기 당대표 선거가 계승·발전론과 혁신론이 맞부딪히고 있다. 당 대표와 국회의원까지 했던 경력에, 당내 최대 의견그룹에 속해 있는 이정미 후보를 나머지 후보들이 공격하는 형국이다. 조성주·정호진·이동영·김윤기 후보는 이정미 후보의 당내 기성세대 이미지를 부각하며 각자의 선명성을 강조하고 있다.

“언제까지 이정미여야 하나”

정의당은 1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22 정의당 7기 전국동시당직선거 수도권 합동유세를 열었다. 정의당은 지난달 30일부터 전국을 돌며 합동유세를 펼쳐 왔다.

이날 이정미 후보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은 기존에 당권을 쥐었고 의원까지 지낸 이정미 후보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공세를 펼쳤다. 정호진 후보는 “국민 신뢰와 지지를 얻어야 하는데 민심과 동떨어진 자기 정치, 무책임 정치 때문에 정의당이 이렇게 됐다”며 “언제까지 심상정·이정미여야 하느냐”며 개혁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동영 후보는 “(이정미 후보는) 2017년 당대표 공약을 반복하겠다는데 재창당 동력과 비전을 만들 수 없다”며 “재창당 노선과 정체성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이전 유세에서 직무급제 도입을 주장해 논란에 불을 지핀 조성주 후보는 이번에는 주휴수당 폐지라는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았다. 조 후보는 최저임금을 인상하자 자영업자들이 주휴슈당이 부담돼 초단시간 노동자 숫자를 늘려 약자와의 싸움이 됐다고 보고, 주휴수당을 최저임금으로 산입해 그 이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봤다. 조 후보는 서울시 노동정책관으로 일했던 경험을 강조하며 진보가 현실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동영 후보는 사회민주주의를 과감하게 드러내야 한다고 봤다. 양당의 틈바구니에서 정치공학적 행보를 보이기보다 사민주의 가치를 내걸고 약자와 동행하겠다는 선언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게 이 후보의 생각이다. 김윤기 후보는 ‘제7공화국 운동’을 내걸고 노동권 신장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7공화국은 노회찬 전 대표와 정의당 개헌특위가 지난 2018년 만든 헌법개정안이다. 노동 3권과 노동자 이익균점권이 명시돼 있다. 정호진 후보는 의원들이 당원의 목소리를 듣는 제도를 마련하겠다며 의원 중간평가제를 공약했다.

이정미 “부수긴 쉽지만 쌓기는 어려워”

이정미 후보는 향후 재창당 과정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향후 후보들의 비전까지 포용해 당을 이끌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선거가 끝나 재창당 과정에서 당대표 후보자들이 각자의 공약 실현을 위해 노력할 때 이들을 모두 포용하고 조율하며 정의당을 끌고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이 후보는 “위로와 화합은 혁신의 반대가 아니다”는 유세문을 통해 “부수기는 쉽지만 쌓기는 어렵고, 버리기는 쉽지만 채우기는 어렵다”며 “동지들이 쌓은 진보정치를 부정하고 부수지 않고, 다시 쌓고 다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재창당 초기부터 어려운 당을 이끌고 승리하는 정의당을 만드는 데에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정의당은 11일 오후 대구와 경북 당원들을 대상으로 합동유세를 펼친다. 13일 오후 SBS에서 후보들 간 방송토론회를 한 뒤 14일부터 17일까지 온라인과 ARS, 우편 투표를 통해 당대표를 선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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