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트산업노조

경기도 김포 쓱(SSG)닷컴 네오 물류센터에서 배송기사로 일하는 최경건(30)씨는 최근 상품 배송 도중 고객이 주문을 취소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주문 당시 도착 예상시간보다 실제 배송 예정시간이 더 빠르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런데 반품 처리에 대한 책임은 김씨가 물게 됐다. 해당 상품 금액만큼 운송료에서 제하겠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김씨는 “배송시간은 교통상황 등에 따라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배송기사의 책임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며 “오배송으로 인한 실수가 아닌 때에도 운송료에서 제하겠다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고 한숨 쉬었다.

쓱닷컴과 운송사가 상품 누락이나 반품에 따른 책임을 배송기사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노조는 “기준 없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는 변제 조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마트산업노조 온라인배송지회는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쓱닷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품 누락이나 파손, 오배송이 발생하면 책임 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소명 기회 없이 무분별하게 배송기사의 운송료에서 떼어 간다”며 이같이 밝혔다. 누락은 피킹 등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인데도 고객 불만이 접수됐을 때 그 책임을 배송기사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최씨는 “야간조는 배송을 마치고 잠을 자느라 고객센터 전화를 못 받는 경우가 있는데 아침에 상품을 확인한 고객이 불만을 접수하면 고객센터에서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소명 절차도 없이 변제 처리를 통보한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무분별한 변제조치를 금지할 것을 포함해 △운송사에 대한 관리·감독 △운송료 현실화 △중량물 제한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쓱닷컴이 책임 있게 대화에 임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투쟁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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