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1월25~26일 러시아 우파에서 열린 1차 브릭스 노동고용 장관 회의에 참가한 브라질·러시아·인디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장관들.

브릭스(BRICS)는 브라질·러시아·인디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구성된 신흥경제 5대국 연합을 일컫는다. 2006년 9월 창설해 2009년 6월 첫 정상회의를 개최한 브릭스는 지난달 중국정부 주최로 14차 정상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했다. 2009년 첫 모임 이래 매년 열려 온 브릭스 정상회의가 올해로 열네 돌을 맞이한 것이다.

원래 브라질·러시아·인디아·중국으로 구성된 브릭(BRIC)으로 출범한 브릭스는 창설 1년 후인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동참하면서 지금의 5대국 구성이 완료됐다. 브릭스 국가는 북미와 유럽 이외의 모든 대륙에서 최대 경제를 차지하며, 인구와 면적에서 세계 최대를 자랑한다. 전 세계 인구의 41.5%와 육상면적의 26.7%를 차지하는 브릭스 국가의 국내총생산은 23조5천억달러로, 아직 G7 국가의 총합인 33조9천300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열린 브릭스 정상회담에 이어 이달 14일에는 중국 베이징에서 ‘브릭스 노동고용 장관 회의’[Labour and Employment Ministers(LEMM) of the BRICS]가 열렸다. 올해 회의 주요 의제는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녹색 일자리 증진 △탄력 있는 회복을 위한 숙련 개발 △새로운 고용형태에서 노동자 권리의 보호였다.

브릭스 노동고용 장관 회의는 빈곤 감소와 고용창출이라는 지속가능한 목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2016년 1월 러시아 우파에서 첫 모임을 가졌다. 2차 브릭스 노동고용 장관 회의는 2016년 9월 인디아 뉴델리에서 열렸다. 두 회의는 노동시장의 비공식성, 노동 이동성, 사회보장, 좋은 일자리 확보 등 브릭스 국가 공통으로 직면한 노동과 고용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

2017년 7월 중국에서 열린 3차 노동고용 장관 회의에서는 사회문제와 노동문제에서 회원국들의 협력을 증진하기 위한 ‘브릭스 사회보장 협력계획’이 승인됐다. 이듬해인 2018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4차 회의에서는 ‘사회노동 영역에서의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가 채택됐다. 여기에는 국제노동기구(ILO)와 협력해 노동·고용·사회보장·사회적 대화 문제에 관한 지식을 공유하고 이를 위한 공동사업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2019년 9월 브라질에서 열린 5차 회의에서는 ILO 교육센터와 더불어 “일의 미래와 관련해 숙련 수요와 공급 문제에 대한 역량강화·정보교환·합동출판 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하자”는 결의가 이뤄졌다. 2020년 10월 러시아에서 열린 6차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고용과 소득의 지원’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통해 ‘코로나19 위기 상황의 고용과 소득 지원’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자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 7월 인디아에서 열린 7차 회의에서는 ILO 및 국제사회보장협회(ISSA)와 협력해 브릭스 국가 간 사회보장 협약을 증진하고, 노동시장의 공식화를 촉진하고,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를 높이고, 디지털 노동시장에서 플랫폼 노동자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자는 결의문이 나온 바 있다.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8차 회의를 마치며 발표한 성명에서 브릭스 노동고용 장관들은 “글로벌 노동시장이 여전히 코로나19 전염병의 그늘 아래 있다. 이는 기후변화와 기술이행, 그리고 인구변동으로 야기된 현재와 미래의 도전들과 결합돼 있다”고 현재 정세를 분석했다. 이들은 이러한 도전들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 “녹색 일자리에 대한 이해를 더욱 높이고, 다양한 정부기관들 및 사회적 파트너들과 함께 녹색성장과 저탄소와 지속가능개발 요구를 충족하는 고용과 인적자원개발을 위한 정책적 조치를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특히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이를 통해 모두를 위한 정의로운 이행(a just transition for all)을 실현함으로써 그 적응 과정에서 얻어지는 혜택”을 활용하자고 주장했다.

이달 15일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세계적으로 노동시장을 보다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하며 탄력 있게 만들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글로벌 위기가 복합적으로 전개되면서 2022년의 노동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될 위험이 커지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8차 브릭스 노동고용 장관 회의가 열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라이더 사무총장은 “적절한 사회보호를 제공하고 적절한 규제를 적극적으로 증진함으로써 새로운 형태의 고용 상황에 있는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을 펼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베이징 노동고용 장관 회의가 “기후변화를 다루고 녹색 저탄소 개발의 핵심 쟁점인 녹색 고용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차기 브릭스 정상회의는 내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주최하며, 이와 연동해 브릭스 고용노동 장관 회의도 열리게 된다.

윤효원 객원기자 (webmaster@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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