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 원로들이 정의당에 과거와 달라진 노동 관점을 이해하고, 조직노동을 정치화할 전략을 수립하라고 주문했다.

정의당은 27일 오전 국회에서 진보정치 원로들과의 간담회를 열고 진보정당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간담회에는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와 강기갑 전 통합진보당 대표, 단병호· 천영세·현애자·홍희덕 전 민주노동당 의원,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참석했다.

이동영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진보정치 원로들은 정의당의 대선과 지방선거 패착 원인으로 불명확한 노선을 지목했다. 걷는 길이 확실하지가 않으니 ‘민주당 2중대’ ‘페미니즘 정당’이라고 비판받으며 외부에 휘둘렸다는 것이다. 권 전 대표는 “정의당의 위기는 정의당이 걸어왔던 길 전반에 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원로들은 관성적으로 노동을 바라보지 않을 것을 주문했다. 현재 노동의 개념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해한 뒤 노동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대한 정치화 접근 전략도 세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 이후 멀어진 노동계와의 연대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은주 정의당 비대위원장은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당을 바닥부터 세워야 하는 정의당에 절실한 것은 최초의 제도권 진보정당을 만들던 그때의 각오와 지혜”라며 “선배님들께서 주시는 말씀들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

비대위원들 사이에서는 지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논의가 나온다. 비대위는 당 전국위원회 폐지와 지역위원장단 회의 권한 부여를 검토하고 있다. 당 중요 의사결정이 지역위원회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아서다. 문정은 비대위원은 “지역위원회 현황과 실태를 점검하고 비상시기에 적절한 조직 운영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2024년 총선에 후보를 내지 않는 방안도 제시된다. 김희서 비대위원은 “2024년 총선 불출마와 지역정치 전면화를 선언하고 2026년 지방선거를 통해 풀뿌리로부터 국민 재신임을 묻는 정치 일정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심상정 의원을 비롯해 이정미 전 대표, 여영국 전 대표도 차기 총선 불출마를 각오하고 현장에서 백의종군하며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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