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8주기 성역 없는 진상규명 완수와 생명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국민대회’에서 박승렬 4·16연대 공동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4·16연대>

“윤석열 당선자는 약속하지 않았습니다. 4·16연대가, 가족들이, 생명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자고 약속하자고 했을 때 약속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생명안전존중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떤 정책을 만들어 가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단결된 힘으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박승렬 4·16연대 공동대표)

4·16연대는 지난 9일 오후 서울 중구 세월호 기억공간 앞에서 ‘세월호 참사 8주기 성역 없는 진상규명 완수와 생명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국민대회’를 열었다. 2018년 이후 3년 만에 열린 대회는 지난달 윤석열 당선자에게 생명안전사회 건설 약속을 요구하는 자리가 됐다.

윤 당선자는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달 3일 생명안전 시민네트워크가 요구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과제 질의서에 답변하지 않았다. 같은날 생명안전 시민네트워크가 연 생명안전 국민약속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생명안전 시민네트워크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산재피해자가족모임 ‘다시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김용균재단 등이 참여하고 있다.

책임자 처벌·생명안전사회 건설
“대선 때 답변 거부, 국정과제에 들어가야”

생명안전 시민네트워크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보낸 질의서에는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을 수행할지를 묻는 내용이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 국가폭력 공식사과 및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완수, 국가보유 세월호 참사 기록물 공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조사 완수 협력, 공권력 방기 및 남용 공무원 처벌, 독립적 조사기구 상설화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세월호피해지원법) 개정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개정, 생명안전기본법 제정 의지도 물었다. 세월호 피해자 범위를 확대하고, 기업 경영책임자에 산재 책임을 물으며, 국민이라면 누구나 기본권으로서 안전하게 살 권리를 향유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권리를 보장하는 내용의 법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를 비롯한 진보정당 후보들만 답변했다.

이날 대회 발언자들은 한목소리로 윤 당선자가 요구사항을 받아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래군 4·16재단 상임이사는 “(윤 당선자가) 지금까지 나오는 정책 공약 중에서 국정과제를 선별한다는데, 생명안전과 관련한 어떤 공약도 찾아보지 못했다“며 “세월호 참사와 같은 재난 참사, 1년이면 2천명이 넘는 산재(노동자 사망)를 그대로 두려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국정과제 우선순위에 생명안전사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종기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각 대선후보에게 세월호 참사 해결과 관련한 질의서를 보냈는데 유일하게 답변하지 않은 윤 후보가 당선됐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로 국민대통합을 한다면 환영하겠으나, 박근혜 정부와 같은 행태를 보이면 국민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회 장악 민주당도 책임져라”

지난 5년간 여당이었던 민주당의 책임 이행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3년은 그렇다 치고, 문재인 정부 초기 2년은 다수당이 아니라서 그렇다 치더라도, (민주당이) 과반을 장악한 국회에서는 달라져야 하지 않느냐”며 “8년간 진상을 규명하라고, 국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유가족들이 거리를 헤매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용관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이사장도 “촛불혁명 세력을 자처한 문 정부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과 생명안전사회 건설은 무산됐다”며 “지금이라도 세월호 진상규명 완수와 생명안전기본법 제정에 힘쓰라”고 요구했다.

전희영 전교조 위원장은 “전국 1만개 학교 곳곳에 현수막을 걸어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겠다”며 “선생님들이 기억수업을 진행해 팔목에는 노란 팔찌를 끼고, 가방에는 노란 리본을 담고, 가슴에는 노란 배지를 달고 온·오프라인에 있는 기억공간을 방문할 것이다. 지역 곳곳에서 기억다짐 문화재를 개최하고 학교에서는 학생들과 함께 세월호 기억 행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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