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조직 분리를 추진하는 국토교통부가 주거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노동자를 “능력도 없는 애들”이라고 지칭해 논란이 거세다. 노동계는 국토부가 노동자를 무능하다고 비하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헌승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LH 조직 개편 공청회를 개최했다. 지난달 국토연구원에서 연 1차 공청회에 이은 것으로, 이날도 국토부는 LH를 주거복지 부문을 담당하는 모회사와 토지·주택 부문을 담당하는 자회사로 수직분할하는 안을 정부안으로 제시했다.

문제 발언은 토론을 마친 뒤 유튜브를 통해 제기된 질문에 참가자들이 답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조직을 개편하면 주거복지 기능이 강화되느냐’는 유튜브 질문에 답변하면서 “조직(LH) 내에서 주거복지는 변방취급을 당하고 있고 개발기능에 목소리가 크다”며 “모회사와 자회사로 분할하면 능력 없는 애들이 모회사 가고 자회사에 능력 있는 이들이 가서 실질적으로 (모자회사 구조가) 운용이 되겠느냐는 말을 하는 사람이 많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 토지정책관은 “우수한 인재가 실제로 개발기능쪽에 몰려 있다”고도 말했다.

LH노조 상급단체인 공공노련·공공연맹은 “부동산·토지 전문가와 대학교수들이 정부의 LH 조직 개편에 반대한 연구에 대해서도 ‘LH노조가 의뢰해서 나온 결과이니 오해 소지가 있다’고 평가절하했다”고 강조했다. 해당 연구는 한국노동사회연구원과 한국도시연구소가 부동산 전문가 6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전문가 78.5%가 정부의 조직 개편안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당사자인 LH 노동자들도 반발했다. LH노조는 “노동자를 능력도 없는 애들이라고 표현하고, 전문가 집단이 노조에 포섭돼 LH 조직 분리 반대 의견을 냈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은 국민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밤낮없이 일한 직원과 각계각층 전문가를 폄훼하고 모독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토지정책관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고 국토부 갑질에 대한 국민청원까지 검토 중”이라고 예고했다.

노조는 국토부가 LH 분리를 주장하는 배경은 제 밥그릇 챙기기라는 의혹도 제기했다. 노조는 “국토부가 고속철도를 두 개로 쪼개 놓고 관료들이 줄줄이 사장으로 간 것처럼 LH 조직 분리 주장도 본인들의 자리를 늘리기 위해 시도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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