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현장 노동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다수 의료기관은 자체 코로나 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노조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자 의견을 듣지 않고 수립된 대응책으로 현장 곳곳에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건의료노조는 10일 감염병 대응기구 운영과 노조 참여 현황과 관련한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3월22일부터 지난달 7일까지 노조 소속 93개 지부 102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102개 의료기관 중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례는 43곳 150건이었다. 병원 노동자는 감염병에 언제라도 노출될 위험을 안고 일하고 있던 셈이다. 위험을 안고 일하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병원은 어떤 조치를 하고 있을까.

조사 결과 대부분 병원은 코로나19 대응팀을 운영하며 확진자 발생시 조치 방안 등을 결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회의에 노조가 참여하는 경우는 102곳 중 13곳(12.7%)에 불과했다. 노조가 불참하는 병원 중에는 코로나19 상황과 병원 방침을 아예 노조에 알려 주지 않는 곳도 있었다. 병원이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리지 않아 직원이 확진자에게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례도 접수됐다.

노조 관계자는 “대응회의에 노조를 배제하고 정보를 제대로 공유하지 않다 보니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현장에 혼란이 빚어지고 직원과 환자의 생명·안전을 위협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대응회의에 노조 참여를 보장하는 것은 의료현장 상황과 지침을 전 직원이 신속하게 알 수 있도록 공유하고, 실태를 반영한 정확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필수 조치”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올해 산별중앙교섭 요구안에 코로나19 대응팀회의 노조 참여 보장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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