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

택배노동자들이 택배사에 사회적 합의대로 분류작업 인력을 투입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택배노동자들이 잇따라 과로사로 추정되는 죽음을 맞자 택배사들은 지난가을(10월) 분류작업 인력을 투입하기로 하고 올해 1월에는 구체적 인력까지 확정해 약속했다. 약속 이행이 미뤄지는 동안 지난 22일 40대 택배노동자가 또다시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국택배노조 7개 지역지부는 31일 각 지역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22일 로젠택배에서 2년간 근무한 서아무개씨(44)는 서울 신촌의 한 대학병원 앞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기다리다가 쓰러졌다. 노조는 서씨 동료 말을 빌려 “서씨가 주 6일간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까지 하루 2~3시간의 분류작업을 포함해 주 70시간 정도의 장시간 노동에 시달려 왔다”며 “서씨의 사고는 명백한 과로로 인해 뇌출혈”이라고 지적했다.

노사정과 국회, 소비자단체가 참여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는 지난 1월21일 택배 사용자인 대리점과 택배사가 분류작업 인력 투입에 따르는 비용을 책임지기로 합의했다. 택배 거래구조 개선작업 완료시점 전까지 CJ대한통운은 4천명, 한진·롯데택배는 각 1천명을 투입하고 로젠택배는 별도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하지만 노조는 지난 1월 이 같은 사회적 합의에도 여전히 택배노동자가 분류작업을 부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택배 자동화 설비(휠소터) 시설이 부족한 롯데·한진·로젠택배에서 택배노동자 부담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 조합원 7천여명은 7일 택배사에 사회적 합의 즉시 이행을 요구하며 “오전 9시 출근해 오전 11시부터 배송하는 투쟁”을 한다. 이경자 노조 경기지부 사무국장은 “택배사들이 ‘사회적 합의대로 분류인력을 새벽 7시부터 투입해 왔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노동자들이 9시부터 출근해도 배송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며 “조합원이 있는 터미널에만 분류인력이 투입되거나, 충분한 인력이 투입되지 않는 문제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일부 택배사는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분류작업 인력투입 시점을 연기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회적 합의기구는 택배 거래구조 개선작업 연구가 진행됨과 동시에 분류인력 투입비율·시점 등을 논의하고 있다. 7월27일부터 시행될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서비스법)에서도 분류작업이 택배노동자 업무에서 빠졌지만, 일부 택배사가 비용 부담을 이유로 최대 1년까지 분류작업 인력투입을 연기해 달라는 주장을 편 것이다. 사회적 합의기구는 2차 합의안 체결을 목표로 8일 회의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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