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고은 기자

“노동자에게 진정한 명예회복은 해고당한 사업장으로 되돌아가는 것입니다. 김진숙 동지는 다시 용접공이 돼 한진중공업으로, 저는 동일방직에서 솜을 틀어 실을 만드는 공정의 노동자로 되돌아가서 경비들에게 저지당하지 않고 작업장으로 들어가 일을 하다 우리 손으로 사직서를 쓰고 당당하게 정문을 내 발로 걸어 나오는 것입니다.”

42년 전 똥물을 뒤집어쓰고 해고를 당한 동일방직 해고노동자 정명자씨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만난 적은 없지만 같은 길을 걸어 온 선배로서 김씨가 안타깝다고 했다. 정명자씨는 어린 나이에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다 해고됐고 일터로 돌아가지 못했다. 정씨는 “김진숙 동지의 삶은 이 시대가 해결해야 하는 노동자들의 아픈 역사”라며 “연대의 손을 잡고 김진숙 동지와 함께 복직의 길을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영하 9도, 살을 에는 추위 속에서도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염원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뜨거웠다.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를 위해 부산 한진중공업으로 모였던 ‘희망버스’가 이번에는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위해 다시 부산으로 출발한다.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김진숙 희망버스 기획단은 14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노동자 김진숙 동지의 복직을 촉구하기 위해 19일 전국 100개 도시에서 희망버스 350대가 한진중공업 앞으로 집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1970년대 노조활동을 했던 원풍모방·동일방직·YH무역·콘트롤데이타 해고자 등 여성노동자들이 함께해 “김진숙 복직이 우리의 복직”이라고 외쳤다.

김진숙 지도위원 쾌유와 복직으로 가는 리멤버 희망버스(김진숙 희망버스)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차 안에서 영상편지와 엽서 보내기 등으로 연대의 힘을 보태고 현장 행사도 별도 무대 설치 없이 유튜브로 중계된다.

주최측은 이날부터 18일까지 참가자 모집신청을 받고 차량에 걸 수 있는 플래카드와 깃발 등 물품을 배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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