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7일 우리금융 재매각을 공식화하면서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의 인수전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우리금융 재매각 결과에 따라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등에 대해 금융지주회사들이 이른바 ‘짝짓기’를 잇따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인수의 경우 이미 인수합병 의사를 밝힌 산은금융지주가 유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은금융은 지분 인수조건을 완화하는 내용의 금융지주회사법 시행령 개정과 우리금융 자회사들에 대한 일괄인수를 원해 왔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이날 발표한 내용을 보면 산은금융의 희망사항이 대부분 반영됐다.

변수는 산은과의 합병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우리금융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16일 산은금융의 인수합병 시도에 대한 반박자료를 내고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는 재정자금으로 공적자금을 상환하는 것과 같아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산은금융이 우리금융을 인수한 뒤 완전 민영화하는 데 최소 20년 이상이 걸린다"고 주장했다. 산은으로의 인수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외환은행 인수가 무산될 위기에 처한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들지도 주목된다. 하나금융은 이달 24일까지인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지분매매 계약시한 연장을 추진하고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우리금융 매각 입찰에 참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계 반발도 무시 못한다. 금융노조는 우리금융 소속 자회사 노조와 산업은행지부·KB국민은행지부·외환은행지부 등으로 구성된 공동투쟁본부를 통해 은행 인수합병 반대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금융권 내부에서는 최근 외환은행 매각 무산가능성이 커진 것처럼 정권말기에 은행 인수합병 등 대형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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