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제자리. 뫼비우스의 띠 마냥 돌았다. 안팎이 구분 없었다. 너나 없었다.
반도체 공장 여공은 백혈병 얻어 줄줄이 쓰러졌고, 제 몸에 불을 놓아 외친 호소가 잇따랐다.
전태일 40년, 꼭 그만큼 늙었을 그때 여공들은 청소를 한다. 쪽방에 쭈그려 앉아 식은 밥을 떴다. 최저임금 고용불안에 주름 더 깊었다. 사람대접을 원했다. 누군 또 한 번의 단식을 했고 3보1배 하염없이 박박 기었다. 불 꺼진 공장에서 한뎃잠을 잤고 주린 배를 견뎠다. 어디든 올라 버티길 여러 날, 칼바람에 손발이 얼어 터졌다. ‘Be, 정규직’ 바람이 기어코 터져 나왔다.
정규직·비정규직 분단 상처가 오래 곪아 공장에서 꽝, 하지만 불발탄에 그쳤다. 그러나 시한폭탄을 남겼다.
정리해고 칼춤은 어김없이 한바탕, 휘모리장단에 난장이 내내 숨가빴다. 소처럼 일했던 늙은 숙련 노동자들은 사내하청 일감 찾아 조선소를 떠돌았다. 돌아보니 되돌이표. 뒷걸음질 한탄이 2010년에 많았다. 소 뒷걸음질은 쥐를 잡는다. 한탄만 하면 소는 누가 키우나. 구제불능 소몰이꾼 탓만 할 순 없으니 돌고 돌아 이젠 제자리표.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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