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25일 치러지는 한국노총 차기 임원선거가 3파전으로 윤곽이 잡히고 있다. 최근 출마를 선언한 예비후보자들이 이 같은 내용으로 러닝메이트를 속속 확정하고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각 예비후보자 진영을 확인한 결과 23일 현재 김주영(49) 전력노조 위원장-양병민(51) 금융노조 위원장, 문진국(61) 전택노련 위원장-배정근(52) 공공연맹 위원장, 이용득(57) 전 한국노총 위원장-한광호(53) 화학노련 위원장(이상 위원장-사무총장 후보조, 이하 가나다순) 등 3개 후보조가 구성됐다.

◇집행부 진영 후보단일화 논의 실패=예상과 달리 3개 후보조가 구성된 데는 현 집행부 출신 후보자들의 단일화 논의가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집행부 출신 후보자들은 이용득 전 위원장의 출마선언으로 경선구도가 불가피해지자 단일화를 시도했다. 10여개 산별위원장들도 집행부 출신 후보자들 간 단일화를 요구했다. 이에 문진국·김주영 상임부위원장과 백헌기 사무총장이 지난 15~16일 강원도 모처에서 1박2일간 단일화 협상에 나서기도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김주영-양병민 후보조=양병민 위원장이 지난 22일 금융노조 대의원대회에서 김주영 위원장과의 러닝메이트를 공식화하면서 가장 먼저 후보조를 확정했다. 두 후보는 조만간 캠프를 구성해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조민근 의료산업연맹 위원장이 선거를 돕고 있다.
김주영 위원장은 "힘 있고 국민과 호흡하며 조합원과 소통하는 한국노총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지난해 노조법 개정 당시 합의한 내용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전임자-복수노조 재개정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현 상태로는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는 의미가 없다"며 "구체적인 대응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진국-배정근 후보조=두 후보 진영은 러닝메이트 결정을 공식화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확정된 상태다. 전택노련 관계자는 “그렇게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아직 공식화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배정근 위원장은 “문진국 위원장과 러닝메이트로 선거에 나가기로 결정했다”고 확인했다. 두 후보는 이달 말까지 선거 캠프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문진국 위원장은 한나라당 정책연대 파기와 전임자-복수노조 재개정을 주요 선거정책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또 현장과 함께하는 새로운 한국노총 건설도 강조하고 있다. 문 위원장은 21일자로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을 사퇴했다.

◇이용득-한광호 후보조=이용득 전 위원장은 한광호 화학노련 위원장과 동반출마하기로 결정했다. 이 전 위원장은 “한광호 위원장과 한 팀을 꾸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공식 발표는 다음주께로 예상된다. 이 전 위원장은 내년 초 입후보등록을 마감한 뒤 선거캠프를 꾸린다는 계획이다. 유영철 관광서비스노련 위원장이 출마준비를 돕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한국노총의 자주성과 민주성을 회복하고, 전임자-복수노조 전면재개정하며 노사정 관계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노총 위원장에 당선되면 취임 대의원대회에서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파기하겠다"고 강조했다.

◇막판 변수는 없나=선거출마를 공식선언한 백헌기 사무총장이 새롭게 후보조를 꾸릴 가능성이 남아 있다. 백 사무총장은 “아직은 후보단일화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이번 주말까지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후보단일화에 실패한다면 후보조 구성을 위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등록 마감이 내년 1월10일로 보름 이상의 기간이 남은 만큼 후보조 간 이합집산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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