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총선시민연대 활동 과정에서 연대를 이뤄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은 양대노총과 시민단체, 민주노동당이 조심스런 연대 모색의 발걸음을 옮기고있다.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한국노총, 민주노동당 등 네 단체는 지난 22일 오후서울 여의도의 노총회관 6층에서 모임을 열었다.

이 모임은 가칭 `진보정당·노동운동·시민운동의 장기발전 전략 모색을 위한 워크숍 준비모임'이었다.

이들은 이날 7월 둘째주나 셋째주에 워크숍을 열자는 데 합의했다.

논의와 발표의 내용은 각 단체들의 현황과 하반기 사업 과제들, 연대전략등으로 삼기로 했다.

또 이 모임의 존재 자체와 활동, 논의 내용 등을 되도록 비공개로 할 것에합의했다.

이 모임은 지난 8일 참여연대의 발의로 시작됐다.

참여연대는 세 단체와 경실련에 공문을 보내 이런 주제를 가지고 워크숍을 한번 열자고 제안했다.

이에 따라 15일 현재의 4개 단체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

민주노동당의 참여를 부담스러워 한 경실련은 이날 모임에 불참함으로써 자신들의 의견을 완곡하게 드러냈다.

참여연대가 이런 모임을 제안한 것은 그동안 개별 활동에 치중했던 각단체들이 서로의 활동을 확인하고 연대의 지점들을 찾아보자는 것이었다.

박영선(33) 기획실장은 “당장에 무엇을 하자는 것은 아니고, 그동안 소원했던 서로에 대해 이해하자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목”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 등 단체들이 이 문제에 대해 극히 조심스런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연대 실패의 경험 탓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총선연대와 민주노총은 두번에 걸친 연대 모색은 무위로 돌아갔고, 경실련은 총선연대에 불참한 뒤 독자적인 정보공개운동을 벌였으며, 한국노총은 논란속에 당선운동을 벌였다.

물론 이런 경험들은 이 단체들에 진보 진영의 연대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는 결과를 낳았다.

민주노총과 총선연대는 총선 뒤 연대 실패에 아쉬움을 표시했고, 한국노총의이남순 위원장은 당선 직후 인터뷰에서 “노동계가 총선에 연대하지 못한 것에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이상학 대외협력실장은 “예전에는 사회민주화 운동을 위해 많은단체들이 연대했지만 이제는 각 단체의 역량이 강화되고 특성이 달라지고있다”면서도 “사회개혁에 관한 대목에서는 공동 대응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말했다.

한국노총 우태현 정치국 차장도 “이 모임에 대해 일정한 기대는 있으나, 성과도 없이 주목만 받게 될까 걱정된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참여연대 박 실장은 개인 의견을 전제해 “장기적으로 진보진영의 통합적이고 독자적인 정치세력화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아직까지는 느슨하고 큰 틀의 연대와 정치개혁에 대한 공조 방안을 찾는 데힘쓰겠다”고 말했다.

노동·시민단체의 진보진영 연대 모색은 아주 조용하고 조심스럽게 시작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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