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조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한국수자원공사노조가 ‘노조의 사회공헌활동’을 표방하고 나서 주목된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전국공기업노조연맹 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장병훈(46·사진) 노조 위원장은 “공기업은 사기업과 달리 이윤보다 공익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사회공헌활동 역시 공익성에 바탕을 둔 인간 중심 사회를 위한 활동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가 보이지 않아"

- 공기업노조가 주도하는 사회공헌활동을 구상하게 된 배경이 뭔가.
“지금도 현장에서는 사회봉사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조합원들도 적극 참여한다. 그러나 결과는 회사의 활동으로 나타난다. 노조가 보이질 않는다. 사회봉사활동은 지속성이 없다. 때문에 노조가 주도적으로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해 보자는 생각을 하게 됐다.”

- 지난 3월 대의원대회에서 관련안건 채택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설전이 있었다. 수공은 올해 여러 국책사업을 수행하느라 업무가중도가 심했다. 당시 대의원들은 노조가 무슨 일을 더 하려고 하느냐 하는 부담감을 보였다. 그래서 노조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국민의 호응을 얻기 위해서라도 사회공헌활동을 주요 사업으로 삼아야 한다고 설득했다.”

- 기존에 회사가 하던 사회적책임 활동과 노조의 사회공헌활동은 어떻게 다른가.
“회사는 그간 해외봉사활동과 지역사회 무의탁노인 돕기·달동네 집수리와 농기구 수리 같은 농촌일손돕기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러나 일회성 행사에 그쳤고, 제공자 편의적인 면이 많았다. 노조가 추진하는 사회공헌활동은 다르다. 체계를 세우고, 수요자 위주로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 조합원 공모로 사회공헌활동 슬로건과 과제를 선정했는데.
“조합원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았다. 조합원 공모를 통해 모두 25개 작품이 출품됐고, 이 중 3개 작품을 선정했다. 대상을 받은 ‘K-워터 노조와 함께 행복한 세상 만들기’라는 작품은 인간 중심의 노조 공헌활동의 방향을 제시했고, 우수작 중에는 공기업연맹이 사회공헌이라는 노조활동으로 참여와 연대를 공고히 해 국민에게 정당하게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노조활동의 지평을 열어 보자는 내용도 있다. 이 밖에도 다문화가정 지원과 결식 아동지원 등 참신하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많았다.”

"사회공헌활동재단 출범시킬 것"

- 앞으로 노조의 사회공헌활동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대상과 우수작 말고도 25개 작품 모두 작품성이 뛰어났다. 여기에서 아이디어를 얻으려고 한다. 올해만 그치는 게 아니라 내년과 내후년에도 (아이디어가) 축적되도록 할 것이다. 올 하반기에는 예산이 많이 드는 사업보다는 조합원들의 재능을 활용할 수 있는 사업부터 시작할 것이다. 내년에는 지속가능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가칭)사회공헌활동재단을 출범시킬 생각이다.”

- 다른 공기업노조에 비슷한 사례가 있는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기업노조 중 수자원공사노조가 처음 시도하는 것인 만큼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 다행히 공기업연맹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수공·도로공사·토지공사 등 각 연맹의 특성을 살려 연대해서 활동한다면 보다 빨리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수공은 전국 70개 사업장이 산재해 있다. 각 지역에서 시민·사회단체와 적극 연대할 것이다.”

- 공기업노조의 사회공헌활동은 어떤 의미가 있나.
“공기업은 공공재를 이용해서 국민의 공익성을 책임진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때문에 공기업노조가 급여와 복지만을 외쳐서는 안 된다. 사회적 책임을 지며 공헌활동을 해야 국민들이 공감할 것이다. 내년에 지속가능한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재단을 만들 것이다. 조합원들의 기부도 받고 노사협의를 통해 회사로부터 기금출연을 받을 생각이다. 재단 설립이 ‘사회적 노조’로 새롭게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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