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이 직업과 일상생활에서 가장 흔하게 접하는 것 중 하나가 의자다. 아침에 일어나 식사할 때 맨 먼저 식탁 의자를 접하게 되고, 출근할 때 역시 각종 차량의 의자에 앉게 된다. 그리고 직장에 따라 퇴근할 때 까지 8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 일을 하게 되며, 퇴근 후 소파에서 휴식을 취할 때나 집에 있는 컴퓨터를 이용할 때 역시 의자에 앉게 된다. 이처럼 현대인의 상당수는 적어도 하루 중 3분의 1 이상을 의자에 앉아 생활하게 되며,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 학교생활과 방과 후 학원생활을 고려하면 그 시간은 직장인들보다 훨씬 많다.

요통은 직장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가장 흔하게 보고되는 근골격계질환이다. 연구자들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생 살아가면서 60~90%의 사람이 요통을 한 번쯤 겪게 된다고 한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요통을 경험할까. 요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척추에 선천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무거운 물건을 자주 들거나, 허리를 숙이거나 비트는 등의 부적절한 작업자세를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한다. 또한 일반인들이 쉽게 간과하고 있는 원인이 일상생활에서 장시간 동안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다. 연구에 의하면 서 있는 것에 비해 의자에 앉아 있을 때(허리를 등받이에 기대고서) 30% 정도의 디스크 압력이 증가한다고 한다. 따라서 장시간 동안 의자에 앉아 생활하거나 거기에다 부적절한 의자를 장시간 동안 사용하게 되면 요통이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중요한 의자가 갖춰야 할 필수조건은 어떤 것이 있을까. 첫 번째 필수조건은 등받이다. 만약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아 있거나 혹은 등받이가 있더라도 허리를 기댈 수 없다면 등받이에 허리를 기대는 자세에 비해 45% 이상 디스크압력이 증가하게 된다. 등받이는 요추지지대(허리의 오목한 부분을 지지해 줄 수 있도록 약간 돌출된 부분)가 있는 것이 좋으며, 등을 뒤로 기댈 수 있도록 충분한 탄력과 각도(90~110도 정도), 그리고 안정성이 있어야 한다. 만약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아서 일을 한다면 차라리 서서 일하는 것이 허리를 보호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두 번째 필수조건은 의자 좌면 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작업특성에 따라 책상의 높이는 달라질 수밖에 없고, 또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경우에는 각기 신체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다. 자기 신체에 맞는 의자 좌면 높이는 앉은 상태에서 오금의 높이로 결정할 수 있다. 좌면의 높이는 신발을 신은 상태에서 오금의 높이와 동일하거나 최소한 낮아야 한다. 만약 오금의 높이보다 좌면이 높으면 발꿈치가 들리는 원인이 되고, 그래서 발을 바닥에 대기 위해 상체가 좌면 앞쪽으로 나오게 되며, 등받이에 허리를 기대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세 번째 필수조건은 의자를 사용하는 주변 조건인 책상 밑 다리공간이다. 의자에 앉았을 때 다리를 뻗을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 공간은 뻗은 다리를 움직일 수 있는 충분한 깊이와 폭을 갖춰야 한다. 만약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공간이 제한된다면 의자를 책상에 가까이 할 수가 없어 상체를 앞으로 당기게 되고, 결국 등받이에 기대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네 번째 필수조건은 좌면의 길이다. 좌면의 길이는 ‘앉은 엉덩이 오금 수평길이’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좌면의 길이가 길면 등받이에 허리를 기댈 수 없게 된다. 흔히 주변에서(특히 여성 작업자) 의자 등받이에 쿠션을 대고 앉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바로 좌면의 길이가 오금의 길이보다 길어서 생기는 공간을 쿠션을 대어 등받이 기능을 보완하기 위한 궁여지책인 셈이다.

다섯 번째 필수조건은 좌면의 안정성이다. 의자를 오래 사용하다 보면 고정된 좌면이 흔들리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의자를 사용하게 되면 움직임이 있을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면서 허리에 순간적인 힘이 들어가게 되고 요통 발생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기타 의자의 이동성(바퀴)·팔걸이 등은 선택조건이다. 작업특성에 따라 필요 유무가 선택적으로 결정될 수 있다.

의자를 구입할 기회가 있을 때는 지금까지 설명한 5가지 필수조건을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그래야만 가장 소중한 허리를 보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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