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조업체인 A사 노조가 전임자수를 법정 타임오프 한도 이내로 줄이기로 했다는 15일자 언론보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일부 언론은 이 업체 노조가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이라고 밝히면서 "상급단체의 지침을 어겨가며 타임오프를 준수하기로 한 첫 사례"라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 하지만 해당 업체의 속사정은 조금 복잡해 보입니다. 합의내용에 대한 사실확인 요청에 해당 노조 위원장은 “지금으로서는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이미 보도된 내용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여부도 확인해 주기 곤란하다”고 말끝을 흐렸습니다.

- 더욱 의아한 점은 교섭의 또 다른 당사자인 회사측도 “노조에서 타임오프를 준수하기로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다”며 애매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 이처럼 노사가 말을 아끼고 있는 가운데 이번 합의를 놓고 뒷말이 무성한데요.

- 언론에 보도된 내용 외에 별도의 합의서(이면합의)가 존재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사정이야 어찌 됐든, 노사 당사자들은 교섭을 통해 원만하게 합의를 해 놓고도 죄인처럼 말을 아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에 처했네요.

“반도체 노동권을 향해 달리다”

- 반도체 노동자의 직업병 규명을 위해 노력해온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이 오는 19일부터 “반도체 노동권을 향해 달리다”라는 주제로 공동행동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 이번 행사는 오는 23일 삼성반도체 기흥사업장에서 일하다 서른살에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민웅씨와 삼성전자 LCD 공장에서 일하다 스물일곱에 암으로 목숨을 잃은 고 연제욱씨의 기일을 앞두고 준비한 것인데요.

- 반올림은 19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발대식을 시작으로 청주 하이닉스(20일)·삼성반도체 기흥공장(21일)에서 선전전을 벌이는 한편, 신도림역 앞에서 삼성 LCD 뇌종양 피해자 한혜경씨의 산재인정을 촉구하는 집회(21일)도 열 예정이라고 합니다.

- 또 22일에는 고 황민웅씨와 고 이숙영씨의 유해가 안치돼 있는 효원납골공원을 방문하고 23일에는 집단산재신청을 한 피해자들의 증언대회도 열 계획이라고 하네요. 이날 저녁에는 서울역에서 고 황민웅·고 연제욱씨 추모 문화제도 열립니다. 이들의 공동행동에 함께 참여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한줌의 재가 된 베트남 신부를 기리며

- 최근 결혼한 지 8일 만에 남편에게 피살된 한 베트남 신부의 죽음이 한국사회를 놀라게 했습니다. 15일 결국 한 줌의 재가 돼 다음날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 고 탓티황옥씨의 부모와 친지, 경남의 이주여성들, 베트남 명예총영사관 등이 그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고 하는데요. 한국의 여성·이주단체도 이날 그의 죽음을 슬퍼하며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한국여성의전화·외노협 등 15개 여성·이주단체는 “상상을 초월하는 참사에 직면해 우리는 한국사회 구성원으로서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안타까움, 부끄러움과 책임감을 느낀다”며 “국제결혼중개업체에 의한 파행적 결혼이 초래할 문제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은 속에서 오늘의 비극을 맞았다”고 주장했습니다.

- 가장 큰 문제는 바로 한국 정부라는 것이죠. 한국과 같이 국제결혼을 진행하는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는 중개업체에 의한 결혼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한국은 이를 묵인하고 있다고요. 중개행태가 인식매매와 다를 게 없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데도 말입니다.

- 결국 정부가 나서 국제결혼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신매매적 성격을 근절할 수 있는 근본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될 우리사회의 과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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