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관한 한국노사협력대상 시상식에서 대기업부문(민간기업)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수상식에서 윤영두 사장은 “모범적이고 상호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통해 기업경쟁력을 제고하고 나아가 국가경제에 이바지하는 아름다운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13일 서울 대림동 공공운수노조 건설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권수정(36·사진) 전국운수산업노조 아시아나항공지부장은 “회사는 노조를 파트너로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 지부장은 “아시아나항공이 법을 어기면서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를 악용하는 선두기업으로 나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남아 있는데도 이달 전임자임금이 지급되지 않았는데.
“지난달 회사가 타임오프 시행방안을 논의하자면서 아시아나항공조종사노조와 전임자를 배분할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 전임자 처우 현행유지를 뼈대로 무리 없이 단협을 갱신했기 때문에 노조가 이를 수용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도 사측은 일방적으로 이달치 상여금 지급을 중단하고, 노조 대의원대회 개최마저 무산시켰다.”

- 노조가 기자회견을 개최하겠다고 밝히자 사측이 전임자임금을 지급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법률전문가들은 회사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을 위반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런데 노동부는 이 과정에서 수수방관했다. 당장 임금이 안 나오고 대의원대회가 무산됐는데도 노동위원회에 질의해 보라는 게 전부였다. 회사가 입장을 바꾼 것은 기업이미지가 중요한 항공사이다 보니 기자회견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다.”

- 회사가 스스로 무리수를 뒀다고 인정한 셈인데, 향후 논의는 어떻게 진행되나.
"전임자임금 문제는 일단 해결됐지만 대의원대회 개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회사는 단협에 비전임 노조간부의 대의원대회 근무협조(유급 인정) 조항이 없다는 이유로 99년 노조 창립 이래 유지돼 온 관행을 부정하고 있다. 이번 대의원대회는 올해 임금협상 방향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자리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간 이후 인력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현재 노동강도가 최고 수준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2분기 연속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임금인상과 노동강도 완화를 요구하는 조합원들이 많다. 회사가 타임오프 조항을 악용해 이 같은 요구를 무시하려 하고 있다. 타임오프가 노조전임자뿐만 아니라 조합원들에게도 큰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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