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 건물에 새 둥지를 튼 민주노총이 9일 오후 사무실 이전 개소식을 연다고 합니다. 지난달 11일 경향신문 건물로 이사해 근 한 달여 만에 집들이를 하는 셈인데요.

- 민주노총은 서울 도심으로 이사를 하고도 여러 현안에 대응하느라 그동안 간판조차 달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수장인 김영훈 위원장이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기도 했고,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 시행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다 보니 벌써 한 달이라는 시간이 훌쩍 흘러가 버린 겁니다.

- 민주노총은 이날 개소식에 선·후배들과 조합원들, 민주노총을 지지하는 다양한 단체 대표자와 관계자들을 초청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짧게나마 축하공연도 하고 참석자들과 함께 먹고 즐기는 다과회도 열 예정이라고 하네요. 참, ‘민주노총’이라는 간판을 다는 현판식도 한다고 합니다.

- 민주노총은 정동 시대를 맞아 초심을 잊지 않고 혁신과 재도약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결의를 밝혔는데요. 여러 단체에서 축하 의미로 다양한 물품을 지원해 준다면 감사히 받겠다는 뜻도 밝혔답니다.

- 참고로 최근 민주노총의 자금사정이 그다지 좋지만은 않다고 하네요. 화환은 사절이랍니다.

4.98%와 5.1%, ‘건널 수 없는 강’

-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4천320원(시급)으로 결정됐는데요. 하지만 여러모로 아쉽다는 평가가 많은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정부가 내놓은 올해 경제성장률(5.8%) 전망치는 물론 상반기 전체 노동자 평균 임금인상률(6.1%)에도 못 미쳤기 때문인데요.

- 지난 3일 새벽 최저임금위원회 최종 협상에서 퇴장한 쪽은 경영계였는데요. 퇴장한 이유는 "5%는 안 된다"로 단순했습니다. 실제 협상 막판에 공익위원들은 단일안으로 4.98%를 잠깐 검토했다가 5.1%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만약 4.98%를 그대로 제시했다면 노동계가 퇴장할 판이었지요. 반면 경영계는 4%대는 수용할 의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 4.98%와 5.1%. 사실 10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요. 그럼에도 노사 간에는 4%대와 5%대라는 상징적 차이가 존재한 겁니다. 서로 건널 수 없는 강이었던 것이죠.

- 지난 협상에서 공익위원들의 역할에 대한 문제제기가 많았는데요. 5.1%는 사실 1차 공익안(4.0~6.1%)의 중간수준이었습니다. 공익위원들이 기계적으로 수치를 조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법합니다.

- 최저임금은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해 도입된 제도인데요. 지난해 경제위기 여파로 2.75% 인상에 그쳤는데요. 올해는 높은 경제성장률과 임금인상률 등을 고려해 공익위원들이 제대로 중심을 잡았더라면 최저임금이 좀 더 올랐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드네요.

가정까지 위협하는 금융위기

- 금융위기에 따른 가계 경제의 어려움이 가족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소식인데요.

-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가족 간 대화가 줄었다’는 가구가 12.6%, ‘다투는 횟수가 늘었다’는 가구가 10.1%였습니다. 특히 ‘이혼을 심각하게 고려한 적이 있다’는 가구도 5.5%에 달해 경제 문제가 가족관계에까지 악영향을 준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 연구원이 지난해 6월 서울에 사는 월평균 소득 150만∼450만원의 중산층 1천가구를 대상으로 생활실태를 면접 조사한 결과, 31.1%가 ‘금융위기 후 수입이 감소했다’고 답했습니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54.1%가 ‘금융위기 전보다 생활비를 줄였다’고 밝혔고, 지출을 줄인 항목으로는 외식비·식료품비·사교육비을 꼽았네요.

- 수입이 지출보다 적어 은행이나 친지·사채를 통해 빚을 진 가구도 31.8%에 달했다고 합니다. 각종 경제지표는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지만, 서민들의 경제 형편은 녹록지 않은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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