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와 우리은행지부가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의 우리은행 인수 발언으로 촉발된 KB국민·우리은행 인수합병(M&A) 문제와 관련해 공동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20일 노조에 따르면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유강현)와 우리은행지부(위원장 박상권)는 21일 서울 중구 다동 노조 회의실에서 공동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한다. 어윤대 회장 내정자는 지난 15일 KB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된 직후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우리금융을 인수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한 바 있다.

노조와 두 지부는 인수합병이 덩치를 키우는 M&A가 될지는 모르지만 독과점 문제 등으로 장기적으로는 은행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데 공감대를 갖고 있다. 노조도 최근 성명에서 “인위적인 M&A는 자산규모만 팽창시켜 세계시장 랭킹 순위에 이름은 올릴 수 있겠지만 독과점 문제를 심화시켜 은행 본연의 기능인 자금중개기능을 약화시키고 경제전체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KB국민지부는 “글로벌 50위 은행을 운운하며 KB의 장기 성장전략과 관련해 우리은행과의 M&A을 내세웠지만 지부는 이 같은 어 내정자의 경영전략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우리지부는 이달 말 정부의 우리금융 민영화 로드맵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어 내정자의 인수합병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지부 관계자는 “인수합병에 앞서 대규모의 인력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과 국내 금융시장 규모에 비해 과도한 초대형 금융회사 출현에 따른 독과점 문제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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