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저만큼이 허락됐다. 펄럭이던 언론노조 깃발이며 '공정방송 사수'라 적힌 손팻말은 급히 세운 천막에 가려 큰길에서 보이지 않았다. "잔디를 밟으면 숨을 쉴 수 없어요"라고 쓰인 안내판이 친절했다. 출입은 금지됐다. 귀퉁이 비좁은 자리나마 3년 만이라고, 프랭크 라 뤼 UN 의사·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의 방한 때문이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광장은 좁았고 또 멀었다. 옹기종기 사람들은 어깨 맞댄 채 모여 표현의 자유를, 민주주의를 걱정했다. 공영방송을 응원했다. 정권 비판이 곧 표현의 자유라고 인권운동가는 외쳤고 시민들이 호응했다. 지킬 것이 많았지만 거기 찾을 것은 더 많았다. 광장은 넓었고 허락된 장소는 좁았다. 딱 이만큼이라고 잘라 말하길 그건 민주주의라 했다. 투표로 말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북을 치고 소리치니 아수라장, 아니 비로소 광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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