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유흥가, 한바탕 향응의 찌꺼기가 가득해 쓰레기봉투는 물먹은 스펀지인 양 무겁다. 온몸으로 받들어 올려 싣는 품새엔 절도가 있어 간결했지만, 한순간 휘청대던 다리를 어쩔 수 없으니 '청소부 김씨'는 늙어 서럽다. 취한 걸음 이끌던 색색이 공기간판이 그 옆에 휘영청 밝아 다행인지. 깨져 날카롭던 폭탄주 유리잔 조각을 살필 만했다. 누군가 게워 놓은 토사물도 피했다. 그 밤 환락가에 더럽던 게 어디 쓰레기뿐인가. 청소노동자 손발이며 얼굴에 땟국이 줄줄. 검사해 보니 박테리아가 26만개, 더럽기가 공중화장실 변기의 68배란다. 씻을 곳도 마땅찮아 건강권은 언감생심, 다치지나 않았으면…. 보다 못해 나선 이들이 ‘씻을 권리’를 위한 캠페인단을 꾸려 활동 중이다. 민간위탁을 막기 위한 조례제정운동과 건강권 쟁취 국민 캠페인을 오는 7월까지 전국적으로 벌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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