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이 만났고, 오리가 날았다. 두물머리, 그 땅에 사람들은 유기농 채소밭을 꾸려 생명을 일궜다. 겨우내 얼었던 논두렁길이 녹아 푹신했다. 어느새 자란 냉이며 이름모를 풀이 그 땅을 단단히 잡았다. 농사철, 국토청의 측량을 막았던 농민은 연행됐고, 찢어진 비닐하우스가 바람에 울었다. 오랜 삶터는 싸움터가 됐다. '4대강 사업'이다. 십자가 지고 나선 이들이 지난 26일 물 가장 가까이에서 생명·평화를 나지막이 읊었다. 천주교 주교회의는 반대성명을 냈고 대한불교 조계종이 가세했다. 말 없는 물길 앞에 생명·평화 바람이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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