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얘기가 한창이다. '좌파색출' 논란이며 '돌아온 거니' 같은 폭풍우 동반 소식이 연이어도 날씨 얘기 줄기차다. 꽃피는 춘삼월도 다 지나 맞은 큰 눈을 헤치며 뭇사람들은 설설 기었지만 한편 서설(瑞雪)이라 반겼다. 대륙발 황사가 들어 숨 쉬기도 어렵던 날, 출범식하던 공무원노조 사람들은 노랗던 하늘을 두고 상서롭다 말했다. 복되고 길한 일이 일어날 조짐이라고 했다. 마스크 장사가 흥했다. 경인년 범띠해에 호랑이 장가간다고, 마른하늘에 흩뿌리던 비를 맞으며 사람들이 또 말했다. 웃으면서 뛰었다. 여우비라고도 했다. 갈팡질팡 변덕스러워 봄은 오려는지! 탄식이 때로 깊었지만, 소원성취발원이 저리 깊으니, 언제고 이 바람처럼 불쑥 찾아드는 게 봄이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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