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사는 길었다. 집권여당과 제1야당의 대표가, 장관이, 청와대 수석이며 또 많던 누군가가 저마다 '노동'을 얘기했고, 성과를 치하했고, 바람을 강조했다. 여야 정치인들의 콜라잔 건배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거기 반짝이던 건 양복 한편에 금배지였지 '빛나는 청춘'시절 저이들은 아니었다. 앉은 자리엔 정치인이 차고 넘쳤다. 선거가 가까웠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의 창립기념식에서다. 축하 떡 나르려 대기 중인 청년들은 그저 이리 기대고 저리 포개어 지루함을 견뎠다. 행사장의 투명인간, 하루 벌이 '알바' 신세 비루함도 견뎠다. 대통령이 보내온 화환의 꽃향기가 뷔페 음식 냄새와 섞였다. 축사가 연이었다. 청년들은 눈높이를 낮춘 채 마냥 기다렸다.

불안정취업과 실업 등 청년노동 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유니온'이 13일 창립식을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권익을 찾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이다. 지역·직종을 넘어 청년층이라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여성노조 등 일반노조를 닮았다. 목 빼고 기다리던 청년들이 거기 많으니 ‘자활 노력’ 충만한 새 조직의 출발 앞에 축사 몇 줄 미리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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