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판이던가. 웃다 울고 춤추다 소리치매 오래 묵은 체증이 싹 가신다. 빗자루 걸레 쓸고 닦아 굳은살 두툼한 억센 손을 불끈 쥐고 뻗어 외치길, "투재~앵!" 속 시원하단다. 계단 아래 비좁은 미화원 실에서 남몰래 가슴 쳤던 그 사연이 켜켜이 많은 탓이다. '아줌마'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고서야 이름 석 자로 불렸다. 그제야 큰소리 한번 뻥뻥 질러 봤다. 두려움이 컸다지만 모이니까 이제 무섭지 않다 말했다. "하나보덤 둘이, 둘보덤 셋이 좋다"면서 똘똘 뭉치면 된다고 서로 격려했다. '귀를 열어 주고, 눈을 뜨게 해 준' 이화여대 학생들에게 ‘말 못할’ 고마움을 마이크 잡아 전했다. ‘투명인간’ 오랜 설움 털어낸 날. 인근 학교 청소용역노조 분회원들도 깃발 앞세워 행사장을 찾았다. 연대의 다짐을 전했고 투쟁지원금 봉투를 건넸다. 추적거리던 비를 다 맞아 가며 박수를 보냈다. 눈비를 피할 작은 실내 행사장을 학교는 끝내 허락지 않았다. ‘비정규직 철폐연대가’도 ‘늙은 노동자의 노래’도 불렀지만, 입에 딱 붙는 건 아무래도 트로트. 원더풀~원더풀~ 엄마의 청춘~ 브라보! 신나게 불러 젖히니 다시 청춘인 듯. 할머니 아줌마 조합원들 그 주먹이 참으로 굳세다. 공공노조 서울·경인 공공서비스지부 이화여대 분회가 지난 27일 출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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