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강욱(49·사진) 부위원장 후보는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6월 지방선거에서 이른바 범야권이 진보세력을 중심으로 약진하면 정세 전환의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 후보는 지난해부터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맡고 있다.

- 부위원장 후보로 나선 계기는.
"위기 상황에서 범진보진영을 통합해 내는 데 경륜이 중요하다. 돌아보니 민주노총 위원장만 빼 놓고 단위노조 위원장, 산별연맹 위원장, 민주노총 부위원장을 다 맡았다. 지금 시기에 민주노총은 정말 경륜 있는 후보가 필요하다. 내부 통합과 화합도 중요하다. 그게 가장 하고 싶은 일이다. 그러면서 현장을 복원해 내야 한다.
지난해 쌍용자동차 문제와 비정규직 문제로 TV토론회 패널로 3차례 나갔다. 정말 중요한 장이었다. 쌍용차 정리해고의 본질이 무엇이고,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연장하려는 정부의 의도가 무엇인지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전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이 대중매체 속 홍보활동과 대중적 패널을 만들어 내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사업이다."

- 민주노총 혁신이 화두다. 조직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민주노총 혁신위원회가 가동되고 있다. 혁신안은 이미 다 나왔다. 혁신안을 중심으로 바꿔 나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현장의 투쟁력이다. 현장의 힘이 있어야 혁신을 실천할 수 있다. 민주노총 활동가그룹도 혁신 대상에 포함된다고 본다. 활동가그룹은 지금까지 한 운동에 대해 반성하고, 평가를 통해 바꿔 나가야 한다.
민주노총은 역대 최초로 지난해 임성규 보궐지도부를 산별 추대로 선출했다. 지도부는 정파적으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다. 하지만 지도부를 구성해 보니 별 차이가 없었다. 오해가 있었던 부분이 있었다. 위기를 진단하는 과정에서 정파적 스펙트럼이 넓혀지기도 했다. 민주노총 사무총국은 '단 한 번도 임원들끼리 싸우지 않은 지도부'라며 박수를 쳐 주고 있다. 노동운동 자체가 단결을 바탕으로, 다른 생각을 합쳐 내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노동운동의 힘으로 이어진다."

- 통합후보 추대가 무산됐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산별대표자들이 통합후보를 추대하려고 했던 것은 높이 평가한다. 산별대표자들이 통합후보로 추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성규 위원장이 불출마 선언을 했던 문제와 여러 고민 끝에 사퇴해 안타깝다. 민주노총은 이미 민주노총만의 민주노총이 아니다. 민주노총 내부에서는 산별이 옳다, 정파가 옳다와 같이 서로 이야기할 수 있다. 누가 옳은지도 따져 볼 수 있다. 그런데 민주노총을 바라보는 바깥의 시각은 누가 옳은지보다 민주노총이 약화되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것 같다.
당장 이번 선거를 제대로 못 치르면 ‘민주노총은 항상 저 모양이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대의원들이 당당하게 임원들을 선출해 이런 의혹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 선거나 대의원대회가 잘못되면 민주노총은 더 큰 파국을 맞을 것이다."

- 올해는 노동계가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 해법이 있나.
"이명박 정권은 집권 3년차를 맞아 올해 자기들이 할 일을 다 하려고 할 것이다. 정세 전환의 계기는 6월 지방선거다. 지방선거에서 범야권이 진보세력을 중심으로 약진한다면, 이명박 정권도 세종시 문제를 쉽게 추진 못할 것이다. 그럴 경우 올해 연말이면 상당히 힘이 빠질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두 가지를 가장 큰 사업으로 추진해야 한다. 날치기된 노조법을 투쟁을 통해 재개정해야 한다. 당장 재개정이 힘들더라도, 투쟁으로 최대한 막아 내야 한다. 노조법의 잘못된 점을 짚고 재개정의 물꼬를 터야 한다."

- 현장의 분위기는 어떤가.
"분위기가 냉랭한 게 사실이다. 지방유세가 끝나면 위원장 후보조들이 산별을 돌면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고, 대의원대회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줄 것을 요청하고 당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배강욱 후보 약력

1999~2002 카스맥주노조, 오비맥주노조 위원장
2003~2007 민주화섬연맹 위원장, 화학섬유산업노조 위원장
2006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
2009 민주노총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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