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지난 10월 그룹 산하 통신 3사인 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을 내년 1월1일 합병한다고 발표했다. 그런 다음 무노조였던 LG텔레콤에 일주일 만에 노조가 설립됐다. 전체 조직대상 2천200명 중 190명이 노조에 가입해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1일 인상도(37) LG텔레콤노조 위원장을 서울 마포 상암동 노조사무실에서 만났다. LG텔레콤노조는 한국노총 정보통신노련 소속이다.

- 노조를 설립했는데. LG 3사 통합 발표가 계기가 됐나.
“그동안 회사는 계속 성장해 왔는데 그 이면에서 고용안정이나 근무환경·조직문화 등 직원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제도적 창구가 미흡했다. LG텔레콤은 IT업체이다 보니 직원의 성장동력이 생산성을 담보한다. 물론 결정적 계기는 회사의 합병이다. 3사가 합병되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인력 구조조정 개연성이 있다고 본다. 이런 부분에 대비하기 위해 노조를 설립했다.”

“합병 발표 뒤 노사 모두 파트너 필요”

- 노조설립 뒤 단체교섭은 시작했나.
"이제 기초교섭을 3번 했을 뿐이다. 아직 본교섭은 들어가지 못했다. 합병과 동시에 조직발표가 있을 것이다. 이때 교섭대표가 정해질 것이다. 기본적인 교섭 의제는 정해졌다. 고용안정이 최우선이다. 또한 임금과 복리후생뿐만 아니라 자기개발의 욕구 등 패키지 교섭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LG텔레콤은 소매영업 조직을 갖추다 보니 밤낮과 주말이 따로 없다. 현장근무 직원들의 피로도도 크다. 노조가 이런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LG 3사 합병 발표에 대한 입장은.
“반대하지는 않는다. 통신시장의 유무선 융합 추세이기 때문에 합병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본다. 다만 직원에 대한 불합리하고 비자발적 인력재배치가 이뤄질 때를 대비해 준비할 것이다. 또한 3사의 조직통합 과정에서 일어나는 문화적 차이 극복을 위해 3사 노조가 협의해 함께 대처해야 할 것이다.”

- LG 3사 노조 간 교류는 이뤄지나. 노조 통합에 대한 입장은.
“LG데이콤노조와 LG파워콤노조는 노조활동 경험이 풍부해서 그들의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그러나 노조 통합을 고민해 본 적은 없다. 지금은 3사 간 다른 문화적 차이를 좁히도록 노조끼리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5일 두 노조가 우리 노조를 방문한다. 합병과 관련해 3사 노조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논의할 것이다.”

“LG그룹 통신 3사 노조 간 교류”

- 조직확대가 중요할 것 같은데.
“그렇다. 노조가 내실있게 방향성을 제시하면서 좋은 결과물을 내놓는다면 조합원들이 스스로 나설 것이다. 우리 조직의 경우는 전국에 산재해 있는 인력이 1천500여명이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노조활동을 할 수밖에 없다. 저녁시간을 이용해 조합원들을 만나 의견을 듣고 있다.”

- 어떤 노조를 만들 생각인가.
“사실 LG전자의 노경문화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LG전자의 경우 회사가 어려울 때 노경문화로 극복했다고 들었다. 우리 역시 과거 회사가 어려울 때부터 직원들과 같이 성장해 왔다. 그런 점에서 직원들이 고용불안을 느끼지 않고,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노사가 대화해야 할 것이다.”

- 현재 복수노조·전임자임금 문제가 최대 이슈다. 어떻게 보나.
“전임자임금 문제는 우리도 민감하다. 노조활동을 타임오프로 협소하게 제약한다면 우리 같은 신규조직은 일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전임자가 재직자 신분이다 보면 회사가 노조의 약점을 잡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조직확대가 어려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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