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규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7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누리꾼들과의 접촉면을 늘려 소통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댓글을 올린 다수의 누리꾼은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을 넘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런 누리꾼들의 지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야후에 따르면 임 위원장이 인터뷰를 했던 17일 하루 동안 365개의 댓글이 올라왔다. 댓글을 올린 누리꾼들은 대체로 "전임자임금은 노조가 줘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회사 일 하면 월급 받고 노조 일 하면 노조급여를 받아야죠, 안 그런가요?"(아이디 grandeur_win)라는 의견이나 "전임자임금을 사용자에게 받고서 무슨 (노동자의 이해를 대변하는) 협상을 할 수 있겠는가"(mjjeong33)라는 노조의 자주성 문제를 들어 임금지급을 반대하는 의견들이 있었다.

반대로 "주주가 경영에 필요해 선임한 게 임원이고, 노조가 자신의 권익을 대변할 대표자를 뽑은 게 노조 간부다"(hobby10000), "노사가 상생으로 풀면 되는 것을 왜 정부가 개입하는지"(worldlead)와 같은 노사자율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었다.

어떤 사안에 대해 찬반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노사정의 입장 또한 제각각이다. 하지만 누리꾼들이 올린 댓글에는 민주노총을 일방적으로 비난하는 글도 적지 않았다. "빨갱이 집단, 간첩단체"라든지, "민주노총은 무조건 쓸어 벌여야 해", "놀고먹는 귀족노조"라는 표현은 다수의 댓글에 올려졌다.

처음과 다르게 후반으로 갈수록 건전한 찬반 의견보다는 원색적 비난이 많아지면서, 찬반을 떠나 서로를 감정적으로 비난하는 글이 늘었다. 이래선 소통이 어렵다. 설령 노동계에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무엇을 반성해야 할지 알 수 없다.

이러한 누리꾼의 의견은 지난 7일과 8일 열렸던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노동자대회에 참석했던 조합원들의 의견과 사뭇 다르다. 그동안 전임자 임금 문제는 노조 간부만의 관심사라는 주장이 많았으나, 당시 매일노동뉴스 기자들이 만났던 조합원들은 상당한 관심을 피력했다.

이들 대부분은 "전임자임금 지급이 금지되면 노조활동이 위축돼, 결국 피해가 우리에게 오지 않겠느냐"며 노사 자율에 무게를 실었다. 노조 간부만큼이나 조합원 역시 전임자임금에 대해 당사자의 문제로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전임자임금을 당사자의 문제로 인식하지 않는 국민과 조직되지 않은 노동자가 아직까지는 다수라는 현실이다. 네티즌 댓글 중 "비정규직 노조 결성 반대세력은 노조"(rkrn21)라는 지적도 있었다. '현실이 그러니 어쩔 수 없지'라고 그냥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 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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