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19일 “복수노조·전임자 논의는 백지상태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정부의 자세 변화가 없다면 우리도 타협안은 없다”고 못 박았다.

장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 천막농성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18일 노사정 6자 대표자회의에서 연착륙방안을 논의하자고 했지만 진의를 모르겠다”며 “법대로 시행한다며 과반수 미달 노조의 교섭권을 박탈하고 노사의 재정자립기금도 부당노동행위라 안 된다는데 어떻게 이를 수용할 수 있겠느냐”고 성토했다.

현재 총파업 찬반투표가 진행 중인 상황이고 정부의 자세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양보안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장 위원장은 이어 “투쟁을 하지 않을 수 없도록 정부가 유도하고 있다”며 “협상이 결렬된다면 총파업 계획 등을 그대로 시행하고 오히려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회 입법투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 20일과 22일 노사정 협상에서 한국노총안을 낼 생각이 있나.
“현재 총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고 있고 이미 투표를 마친 26개 사업장에서 평균 90%가량의 높은 찬성률을 보이고 있다. 총파업에 자신이 있다. 양보안은 있을 수 없다.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

- 복수노조 시행에 대한 입장은.
“노동부안대로라면 총파업은 불가피하다. 차라리 파업해서 죽는 길을 선택하겠다. 절대 수용할 수 없다. 노동부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현장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다. 교섭창구 단일화로 노조를 누르려는 것 같은데 우리가 가만히 있을 것 같은가.”
“복수노조 시행을 둘러싼 산하 조직 간 혼선은 정리가 됐다. 복수노조는 시행해야 하되 다수대표제로의 단일화는 교섭권을 제한하는 것이다. 논할 가치가 없다.”(백헌기 사무총장)

- 차기 회의에서도 평행선을 달린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6자 회담은 우리가 먼저 제안했지만 지금은 회의감이 든다. 정부가 처음부터 창구단일화를 설정하고 들어와 대화 진전이 안 되고 있다. 종료일인 25일까지 최선을 다하되 결렬이 되면 (총파업 등) 우리 시나리오대로 갈 것이다. 오히려 앞당길 수 있다.”

- 한나라당 민본21의 입법안 제안에 대한 생각은.
“전임자 규모 제한을 수용할 수 없다. 자율로 해야 한다. 전임자임금을 달라는 게 아니라 그 기업의 실정에 맞게 하자는 것이다. 또한 창구단일화 전제로 한 복수노조는 결사의 자유를 부정하는 것으로 동의할 수 없다.”

- 18일 협상 뒤 노사 간 오간 이야기가 있나.
“알다시피 지금 사용자는 전혀 이야기를 못 하고 있다. 정부가 지금 대기업 숨통을 다 조여놨다. 경제단체도 힘을 못 쓴다.”

- 정치권 분위기에 대한 입장은.
“정부와 여당 간 의견차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정부안을 바꿀 수 있는 역량을 보고 싶다. 야당과도 논의를 많이 하고 있다. 결국 국회에서 법을 바꿔야 한다.
그러나 세종시·4대강·예산 때문에 해를 넘길까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협상 타결시 원포인트 국회를 요구하고 있고, 결렬시 곧바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이 의원입법으로 발의될 것이다.”
“의원입법을 하겠다는 의원이 10명도 넘는다. 다만 미리 발의하면 논의 진전을 가로막는 노동부장관과 다를 바 없어 자제하고 있다. 25일이 넘으면 가시화될 것이다.”(백헌기 총장)

- 민주노총의 재벌 참여 제안에 대한 의견은. 향후 양대노총 공조계획은.
“민주노총 입장에 찬성한다. 재벌기업들이 어떻게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 민주노총이 오는 27일과 28일 단위사업장 대표자 수련대회에서 투쟁계획을 확정하면 양대노총 공조계획이 구체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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