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학(이사장 허병기)의 ‘낙하산 인사’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주요 캠퍼스의 절반 가량이 한나라당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재윤 민주당 의원은 19일 “폴리텍대학이 이사장과 권역별·특성화대학 학장 12명 가운데 6명을 한나라당 출신으로 채웠다”고 주장했다. 폴리텍대학은 노동자와 실업자를 대상으로 중단기 직업훈련을 수행하는 대표적인 공공직업훈련기관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출신인 허병기 이사장을 필두로 권역별대학에 한나라당 지역 시의원과 부대변인, 대통령직인수위원들이 학장으로 임명됐다. 권역별 대학 7곳 중 3곳, 특성화대학 4곳 중 2곳이 그랬다. 27개 지역캠퍼스에도 한나라당 당협운영위원장 등 당 출신 인사 4명이 학장 자리를 차지했다. 폴리텍대학에서 요직을 차지한 한나라당 인사가 10명에 달하는 셈이다.

김 의원은 “허 이사장이 폴리텍대학을 ‘낙하산 왕국’, ‘낙하산 인사의 완결판’으로 만들었다”며 “심지어 학생 교육을 직접 담당하는 지역캠퍼스 학장까지 직업교육 경험이 전혀 없는 정치권 인사들이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인사들이 이미 내정된 상태에서 공모가 형식적으로 진행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본의 아니게 들러리를 서게 된 지원자들과 직접 피해자인 교직원·학생들에게 이사장이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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