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반도체 백혈병과 한국타이어 의문사 문제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산재신청이 불승인되거나 여전히 대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야당 의원들은 지난 16일 인천 부평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열린 근로복지공단과 산업안전보건공단 감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가장 먼저 질의에 나선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이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사건에 대해 전부 불승인 처분을 했다”고 운을 뗐다. 공단이 역학조사 결과와 자문의사들을 인용해 “업무와 백혈병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밝힌 것에 대해 그는 “자문의사들은 인과관계가 없다는 소견을 낸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자문의사들은 '주어진 자료만으로 뚜렷한 증거를 찾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개인질병이라는 명백한 반증도 없다'는 소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산업안전보건법상 명백한 반증이 없으면 업무상질병으로 인정하고 산업재해를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어 “산재인정을 위해서는 명백한 의학적 입증까지 필요한 것이 아닌데도 근로복지공단은 노동자에게 입증책임을 전가하고 명백한 의학적 입증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직업성 암 승인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신규 암 가운데 직업성암의 비율은 프랑스가 36%, 영국이 33.3%, 독일이 51.4%에 달한다.

홍 의원은 산업안전보건공단에 대해서도 “지난해 역학조사 방법이 부실했다”며 “시료분석을 하지 않아 백혈병 유발물질을 찾지 못했고 방사선 사용에 대한 조사도 부실했다”고 비판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이 삼성반도체 사례에서 보듯 문제를 덮으려 하는 사용자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며 “사용자에 대한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홍 의원은 1년6개월 사이 15명의 노동자가 사망한 한국타이어 사건과 관련해 “타이어 제조사업장에 대한 전면적인 역학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타이어 제조사업장 노동자의 사망은 그 자체가 국민적 의혹이 될 만큼 중요한 문제”라며 “앞으로 노사정TF팀을 꾸려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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