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정감사에서 노동안전 분야의 뜨거운 감자는 ‘건설재해’다. 연초부터 대형재해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사고는 지난 7월 발생한 GS건설의 의정부 경전철 사고다. 이주노동자 2명을 포함해 5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7일 <매일노동뉴스>가 입수한 노동부의 ‘중대재해조사의견서 목록(2008.7.1~2009.6.30)’ 에 따르면 GS건설에서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모두 7건의 사망재해가 발생(7명 사망)했다. 여기에 의정부 경전철 사고 사망자 5명과 9월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사망자 1명을 추가하면 사망자는 모두 13명이다. GS건설은 지난 5년간 공공건설 공사를 국내 건설사 가운데 세 번째로 많이 수주했다.

본지가 참여하는 ‘산재사망 대책 마련을 위한 공동캠페인단’은 매년 4월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벌써부터 GS건설이 내년에 첫 2관왕을 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GS건설은 캠페인이 처음 시작된 2006년 이천 물류창고 붕괴사고(2005년 10월·9명 사망)로 ‘첫 번째 살인기업’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GS건설이 산재를 줄이기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GS건설은 2005년 사고 이후 안전관리자에 대한 교육을 대폭 강화했다. 올해 4월에는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건설업 KOSHA 18001' 인증을 받았다. 6월에는 역시 공단에서 실시한 건설현장 안전활동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건축·토목 두 부문에서 대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도 산재는 끊이지 않고 있다. 국감에서 여러차례 지적됐듯이 GS건설은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심사가 면제되는 ‘자율안전관리업체’다. 지난 1월에는 서울지방노동청으로부터 ‘ACE CLUB' 인증을 받아 노동부의 근로감독과 산업안전보건 정기 지도점검을 면제받았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GS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인 것 같다. 최근 건설노조가 GS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목수·철근·중장비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한 결과, 많은 노동자들이 "현장 노동자들을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답했다고 한다.
 
 "다른 건설현장에 비해 불필요한 규제가 너무 많아 작업자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 "본사 직영체계로 안전보건관리를 할 때는 하청업체에 대한 통제력이 있어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외부에 위탁하다 보니 안전보건대행업체들이 공정에는 관심이 없고 현장 통제력만 남발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산재예방을 위해 좋은 정책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GS건설에는 무엇보다 현장 노동자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이 시급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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