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노동부장관이 "복수노조 허용 유예에 대한 기대를 버리라"며 경영계에 일침을 놓았다. 공기업 노사관계에 대한 원칙도 강조했다.

임 장관은 6일 오후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혼란을 우려하는 대한상의 관계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날 임 장관과 손경식 회장은 10여분간 진행된 공개회담에서 한목소리로 ‘원칙’을 강조했다.

임 장관은 “정치인 시절부터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졌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할수록 원칙을 지켜야 하고, 그 속에서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도 “올해 말은 노사문화가 바뀌는 전기가 돼야 한다”며 “대화와 타협은 원칙을 흔드는 것이 아니고, 그 범위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30여분간 이어진 비공개회담에서 손 회장은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혼란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 참가자들에 따르면 손 회장은 “복수노조를 허용하면 혼란이 온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며 “전임자임금 지급금지는 어정쩡하지 않게 확실히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 장관은 “경영계는 복수노조 허용은 유예되고 전임자임금 지급금지만 시행될 것으로 바랄지 모르겠지만 둘 다 확실히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임 장관은 이날 공기업 노사관계를 언급했다. 그는 “노사갈등이 증폭되는 것은 조용히 해결하려는 정부, 잘못된 문화에 젖은 노동계, 경영편의를 위해 적절히 타협한 기업이 문제”라며 “법과 규정·원칙을 확실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전날 한국노총을 방문한 자리에서 공공기관 임금체계 개선안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오자 “획일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 것과는 대비돼 주목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