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능력개발계좌를 받은 구직자 중 절반 가량만 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급과잉으로 66%에 달하는 훈련과정에 훈련생이 등록하지 않았고 미개설된 과정도 36%에 육박했다.

나영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박사는 지난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09 직업능력개발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의 ‘직업능력개발계좌제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직업능력개발계좌제는 구직자가 상담을 통해 계좌를 받고 훈련과정을 선택하면 뒤에 정부가 훈련비를 지불하는 제도다. 올해 예산이 2배가량 확대되면서 실업자 훈련에서 계좌제가 차지하는 비중도 0.3%에서 27%로 늘어났다.

나 박사는 지난해 9월 사업 시행 뒤 8개월 동안 구직자 5만5천68명이 훈련상담을 받고 그중 5만4천241명이 계좌를 받았다고 집계했다. 계좌취득률이 98.5%에 이르러 훈련 희망자에게 대부분 계좌가 발급됐다는 것이다. 계좌취득자 중에서는 여성이 76.1%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중에서도 30대가 33.4%를 차지했다.

그러나 계좌를 발급받은 구직자 가운데 훈련에 참가한 사람은 2만4천655명, 45.5%에 그쳤다. 질병·가사·육아를 이유로 훈련에 참여할 수 없었다는 구직자가 23%로 가장 많았고, 희망하는 훈련과정이 개강하지 않았다는 이유도 20.9%에 달했다. 13.3%는 20%에 달하는 본인부담을, 10.3%는 희망하는 훈련과정이 없다는 것을 불참 이유로 들었다.

실제로 시범사업에서 훈련과정이 미개설된 과정은 1천712개로 전체의 35.6%에 달했고, 훈련생이 미등록한 과정도 3천178개로 66.1%에 이르렀다. 나 박사는 그 원인을 훈련공급 과잉과 훈련기관의 소극적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계좌발급 대상은 5만2천명인데 훈련과정은 5천개에 육박(4천809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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