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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늘리는 희망근로, '절망근로' 되나미숙련 노동자 수두룩, 안전교육 부실 … 산재발생·안전수칙 준수는 평가항목서 제외

최근 노동부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산업재해 통계를 보면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재해자수가 감소한 반면 유독 '임업'의 재해율이 높아진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임업의 재해자수는 725명이었던 데 반해 올해는 1천344명으로 85%나 증가했다. 노동자 100명당 발생하는 재해자수 비율인 재해율도 1.08%에서 1.56%로 증가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8일 “올해 들어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공근로사업을 많이 늘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지난 7일 올해 말에 종료될 예정이었던 희망근로프로젝트사업을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규모는 현재의 25만명에서 10만명으로 줄어든다. 노동부의 상반기 산재통계는 올해 6월까지의 상황을 집계한 것이다. 희망근로사업은 6월에 시작됐다. 상반기 임업 산재 통계에는 희망근로사업에서 발생한 산재가 1개월치만 반영됐다는 의미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임업의 산업재해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희망근로사업은 저소득층과 실업자 생계 지원을 위해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들어 월평균 83만원의 급여를 현금과 상품권 등으로 나눠주는 제도로 지난 6월 시작됐다.

 

자료사진=서울시 


희망근로사업 안전사고 잇따라

최근 희망근로사업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다. 전라북도의 경우 희망근로사업이 시작된 6월 이후 두 달 사이에 16명이 작업 중 크고 작은 사고를 당해 9명이 산재 요양을 신청했다. 이 가운데 3명이 산재로 판정받았다. 이들 가운데는 평소 고혈압을 앓던 중 폭염 속에서 작업을 하다 쓰러지거나,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다 허리를 다친 경우가 있었다. 숲 가꾸기나 하천 정비 사업에 동원돼 풀베기 작업을 하면서 낫에 베이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희망근로사업 관할 부처인 행정안전부와 산재를 관리하는 노동부조차 희망근로관련 산재 통계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재해자 1만명 감소를 목표로 하고 있는 노동부는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태다. 제조업 등 다른 업종에서는 산재가 줄어든 반면 임업은 유독 늘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부는 최근 ‘재해자 1만명 감소를 위한 하반기 대책’을 발표하면서 임업 산재를 줄이기 위해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산림청·산림조합중앙회와 공동으로 기술자료 보급과 종사자 교육·안전보건 캠페인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지방노동청은 지난달 28일 지자체에서 실시하는 공공근로사업에 대한 산업재해를 집중 관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50대 이상 고령노동자가 73%

행안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으로 희망근로사업에 참가하고 있는 노동자는 모두 25만6 천114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60대가 8만6천520명(34%)으로 가장 많고, 이어 50대 6만3천791명(25%), 40대 4만1천276명(16%) 순이다. 70대 이상도 3만5천499명(14%)이나 된다. 경상남도의 경우 희망근로사업이 시행된 지난 6월1일부터 최근까지 도내에서 작업 중 재해를 입은 사람이 69명이었다. 이들 중 60~70대가 34%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행안부는 희망근로사업을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서민정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며 △저소득층 노후 슬레이트 지붕 개량사업 △달동네 보행로 개선사업 △주거취약지역 동네마당조성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 노동강도가 세고 중장비를 동원해야 하는 사업이다. 고령노동자가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어보인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김유정 민주당 의원이 최근 밝힌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가 진행하는 희망근로사업에 참여하는 시민 중 22.2%가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기한 이유는 개인적인 사유가 46.8%로 가장 많았지만 업무유형에 대한 불만(12.6%)과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9.3%)도 적지 않았다.

김 의원은 “희망근로프로젝트는 애초 취약계층의 생계지원 차원에서 도입됐지만 한시적 고용과 열악한 근무환경 등 많은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며 “저소득층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해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재 취약한 미숙련 노동자가 대부분

김 의원이 지적했듯 희망근로사업은 실업자 등 저소득층을 위한 단기적인 일자리다. 미숙련노동자들이 대거 투입되는 점도 산재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노동부가 산재 발생현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기준으로 전체 재해자 9만147명 가운데 입사근속기간이 6개월 미만인 재해자수가 50%(4만5천215명)에 달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희망근로사업에는 산재에 취약한 미숙련노동자가 많이 참여하고 단기간에 사업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에 쫓길 우려가 있다”며 “별도의 교육시간을 배치해 충분하게 안전수칙을 인지시키고 안전보호구를 제대로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희망근로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안전 문제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정부는 희망근로사업 중간평가를 내리면서 34개 지자체를 우수단체로 선정됐다. 그러나 우수 사례 어디에도 안전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내용은 소개되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6월에 사업이 시작될 당시부터 일괄적으로 2~3시간의 안전교육을 실시했고, 매일작업에 들어가기 전 담당 공무원이나 작업 반장들이 교육을 시키고 있다”며 “7월 중순부터는 지자체별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 교육을 요청해 안전사고를 대비한 교육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현미 기자  ssal@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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