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경제위기 이후 신규취업자의 임금은 줄고 근로시간은 늘어나는 등 근로조건이 열악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고용창출에 관한 연구'에서 김대일 서울대교수(경제학과)는 '경제위기 이후의 고용창출 유형분석'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98년 1∼12월 실직자의 평균임금은 80만9천원인데 비해 신규취업자의 평균임금은 70만3천원 정도로 추정됐다.

98년도에 실직과 신규취업을 통해 노동력이 재배분되는 과정에서 근로자들은 평균적으로 13.1% 낮은 임금이 지급되는 일자리에 취업한 셈이다.

김 교수는 "즉 고임금 일자리가 소멸되면서 저임금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남자 신규취업자는 남자 실직자에 비해 14.5% 낮은 임금을 받는 반면 여자신규취업자는 여자 실직자보다 5.9% 낮은 임금을 받는 것으로 추정됐다.

남자중에서도 대졸이상의 신규취업자는 실직자보다 임금이 25.6%나 감소했다.이와함께 98년 신규취업자의 주당 근로시간은 44.8시간으로 실직자의 41.9시간 보다 3시간가량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남녀별로 보면 남자 신규취업자(45.7시간)는 남자 실직자(44.2시간)에 비해 3.5% 증가했고 여자 신규취업자(42.3시간)는 여자실직자(41.5시간)보다 2% 늘어났다.

학력별로는 남녀 모두 고학력의 근로시간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김 교수는 "이러한 결과는 신규취업하는 근로자들이 실직한 근로자에 비해 더 낮은 임금에 긴 시간 근로한다는 의미인데, 결과적으로 소멸되고 있는 일자리에 비해 새로이 창출되는 일자리가 열악한 근로조건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결국 경제위기는 일자리의 질이라는 측면에서 남성 및 고학력자에게 더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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