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입과 코를 막은 채 재채기와 기침을 하는 시기다. 감기 조심하라는 인사와 함께 감기 걸린 친구의 두 손을 꼭 잡고 반갑게 흔드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즐거운 만남의 인사와 함께 무심결에 감기를 전해 주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 중순 ‘총 맞은 것처럼’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던 가수 백지영은 감기와 피로 누적으로 몸 상태가 악화돼 며칠간 입원치료를 받은 후 퇴원했다. 감기는 우리의 일상에서 가장 흔한 병으로 누구나 1년에 수차례 앓는 질환이다.

감기는 리노바이러스(Rhinovirus)나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에 의해 발생하는 상기도 감염증이다. 콧물과 코막힘·재채기·두통·인후통·가래·몸살 등의 증상을 보인다. 오래 지속되면 폐렴이나 중이염, 급성 또는 만성 부비동염 등의 합병증이 나타난다.

어린이와 노인 또는 기존의 당뇨병·만성신부전증·만성폐쇄성 폐질환·천식 등 만성적인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감기가 폐렴으로 이환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천식을 앓고 있었던 경우 평소에 아무 증상 없이 잘 지내다 감기가 걸린 후 천식이 악화돼 호흡곤란과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쇳소리가 난다고 하면서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환자는 호흡음에서 청명음이 심하게 들리고 호흡곤란이 심해 입원을 권유받게 된다.

소아는 중이염 주의해야

상기도를 이루는 첫 관문이 코의 입구와 그 안의 공간인 비강과 입 안쪽의 구강 내 공간이다. 비강과 구강은 연결돼 있어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것을 알 수 있다. 귀의 안쪽에 있는 고막 안의 공간인 중이와 연결돼 있어 코가 막힐 때 귀가 멍멍해지는 느낌을 경험했을 것이다.

감기 증상이 심해져 비강과 구강의 바이러스와 세균이 중이로 퍼지면서 중이에 염증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를 중이염이라고 한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누구나 아이가 감기에 걸려 병원에 가면 소아과 의사들이 어린이의 귀를 살피는 것을 흔히 본다. 이는 감기에 걸린 아이들이 중이염이라는 합병증에 걸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중이염은 청력을 담당하는 중요한 기관의 일부분으로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증상이 악화돼 만성 중이염으로 진행돼 고막이 녹아내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태로 악화되면 아이의 청력은 막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모든 질병은 걸렸을 때보다 미리 예방을 할 수 있을 때 피해가는 것이 좋다. 감기도 예외일 수는 없다. 콧물과 재채기를 하고 있는 어린 아이를 업고 병원에 들어서 아이는 소아과 진료를 보고 엄마나 아빠는 내과 진료를 보는 경우가 흔히 있다. 엄마와 아빠도 아이가 감기를 달고 사니 본인들도 감기에서 해방될 수 없다.

엄마는 아이의 흐르는 코를 휴지나 손수건으로 연신 닦아내며 아이가 열이 있는지, 어디가 불편한지 살피는데, 이 순간을 놓칠세라 연신 재채기를 한다. 진료실을 나설 때 아이를 한 손에 잡고 아이의 콧물을 닦은 손수건을 잡은 손으로 진료실의 문 손잡이를 잡고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면서 나간다.

이렇게 아이에게 감기를 일으킨 생기가 넘치는 바이러스는 엄마에게 직접 전달되고 엄마의 손에 남아 있던 바이러스는 방의 출입문 손잡이에 남아 있다가 다음 방문하는 사람의 손에 옮아간다.

‘손씻기’로 예방할 수 있어

이제 누구나 무엇이 중요한지 알았을 것이다. 감기 예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손씻기다. 바이러스가 담겨 있는 콧물과 구강 내의 침이 재채기와 기침을 통해 주변으로 퍼져가는 것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채기를 하고 난 후 손은 반드시 깨끗이 씻어야 한다.
 
재채기를 할 때는 고개를 숙이고 가급적 조용히 하자. 고개를 들고 있는 힘껏 하는 재채기와 기침은 바이러스의 멀리뛰기와 같다. 아이가 콧물과 재채기가 심한 경우 가급적 유치원 등 아이들이 많이 있는 곳을 피하는 것이 좋다. 감기를 앓고 있는 아이도 쉬는 것이 건강회복에 도움이 되고 다른 아이에게 감기 바이러스를 전달하지 않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있다.

충분한 수분 섭취와 비타민이 풍부한 과일·야채 섭취 그리고 충분한 휴식은 손씻기와 더불어 우리에게 건강한 생활을 보장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2009년 4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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